하루 이자만 100억 내며 940억 성과급… 빚에 손든 LH 기막힌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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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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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인력은 무더기 연수

엄청난 부채로 하루에 내는 이자만 100억 원에 달해 전국 곳곳에서 사업 중단을 선언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막대한 교육비를 들여 유휴 인력을 무더기로 연수시키는가 하면 올해에만 1000억 원이 넘는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올해 250명을 대학이나 연구원 등 외부기관에서 교육시키고 있다. 현재 서울대 SOC정책과정에 50명이 연수 중이며 한양대 개발경영정책과정에 39명, 경원대 도시개발전문가과정에도 30명이 다니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선진종합도시계획 및 개발과정에도 7명이 연수하는 등 해외 교육파견자도 24명에 이른다.

이처럼 교육파견자가 많은 것은 지난해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하면서 남는 인력이 상당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LH는 정부의 공기업선진화 계획에 따라 통합 당시 6923명인 직원을 2012년까지 5600명으로 줄여야 하지만 지금까지 감축 목표인원(1323명)의 13.5%를 줄이는 데 그쳤다. 통합 이후 조직은 절반으로 다운사이징 됐으나 인원은 큰 변화가 없다 보니 교육파견자가 통합 이전보다 2배나 늘어난 것이다.

LH는 해외연수자에겐 체재비를 포함해 1인당 최대 78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전체 교육파견자 250명에게 모두 62억 원의 교육비를 지원했다. 더욱이 교육파견자에겐 시간외 수당을 제외한 급여 전액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올 상반기 지급한 급여는 116억 원에 이른다.

특히 LH는 올해 두 달 이상 LH에서 근무한 교육파견자에게는 2010년도 인센티브(성과급) 전액을 지급하고 있다. 대부분 교육과정이 3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대다수 교육파견자가 급여에다 인센티브까지 지급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LH는 올해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모두 1062억 원을 책정해 이 중 940억 원을 이미 지급한 상태다. 부채는 계속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지만 인센티브는 지난해보다 59.5%나 늘었다. 성과급은 매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 등급에 따라 책정되는데, LH는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6개 등급 중 2번째인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말 부채가 109조 원(부채비율 524%)에 이르렀지만 평가항목에서 재무건전성의 비중은 전체 평가점수의 3%에 불과했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장 의원실은 전했다.

LH 관계자는 “회사 사정 등을 감안하면 인센티브를 반납할 수도 있지만, 최고경영자(CEO)가 단독으로 결정하기 힘든 사안”이라며 “다음 달 말경 발표할 재무구조 개선방안에 인력구조조정과 임금 문제 등이 총체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LH가 하루에 내는 이자만 100억 원에 이르다 보니 수십억 원의 비용에는 무감각해진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공적자금 투입에 앞서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LH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24일 이지송 LH 사장을 불러 과다한 인센티브 지급 등에 대한 현안질의를 벌일 예정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갈 곳 잃은 ‘보금자리 주택’
▲2010년 8월17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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