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재테크 성적표… 金테크 ‘쑥’ 住테크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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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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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컸던 올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의 재테크 성적표는 어떻게 나왔을까. 올 들어 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금에 투자하는 ‘골드테크’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증시가 1년 가까이 박스권에 갇혀 있었던 상황에서도 국내 주식형펀드를 선택한 투자자들이 5%가 넘는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주택시장의 장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불패신화를 이어가던 부동산 재테크는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 같은 성적표가 연말까지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위험이 수그러들면서 그동안 금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해온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식시장의 성적표가 상반기보다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 金·주식형펀드 상위권, 정기예금 하위권

대신증권이 올 들어 이달 5일까지 주요 재테크 상품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금의 수익률이 8.06%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국내 도매가격(3.75g·1돈)으로 17만500원에 사들인 금이 이달 5일 18만4250원으로 8.06% 올랐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며 금값이 급등한 덕분이다. 국제 금값은 2003년 31.10g(1온스)당 340달러에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1200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6월 1258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주식 직·간접 투자와 우량 회사채 투자도 5%대의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순자산 규모 10억 원 이상이며 주식 편입비중이 70%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46%였다. 재테크 상품 가운데 두 번째로 수익률이 높았다. 우량 회사채의 수익률은 대표적 상품인 ‘포스코287’을 기준으로 5.06%로 추산됐다. 주식 직접투자는 코스피200과 연동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200으로 계산한 결과 5.04%의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은행 정기예금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정기예금 수익률은 신한은행의 1년짜리 ‘신한민트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1.71%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진 부동산은 1%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올렸다.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는 5일 현재 102.303으로 지난해 말(101.465)보다 0.83% 오르는 데 그쳤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상품은 달러로 원-달러 환율은 작년 말 1164.5원에서 5일 1166.5원으로 0.17% 올랐다. 달러를 사놓았다면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다.

○ 하반기는 금보다 주식이 장밋빛

하지만 하반기 금테크 전망은 상반기처럼 밝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꺾이면서 금값은 6월 말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진정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지나치게 높아 곧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시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한상언 신한은행 PB고객부 팀장은 “상반기 유럽 재정위기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오르고 증시가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았지만 하반기는 상황이 다르다”며 “선진국이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을 펴기 쉽지 않은 만큼 글로벌 유동성이 증시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코스피 1,800 고지를 앞두고 펀드 환매가 거세지만 지금이 오히려 펀드 투자를 늘릴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코스피가 1,700 선을 넘어선 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최근 21일 연속 3조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하반기 코스피가 최고 1,900 선까지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매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팀장은 “무조건 환매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며 “장기 보유한 펀드 가운데 성과가 저조한 펀드는 정리하고 우량 펀드로 갈아타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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