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아이폰을 누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일 2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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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120만명 돌파…갤럭시S 효과 톡톡

SK텔레콤은 2일 기준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한 스마트폰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3일 밝혔다. 국내 아이폰 가입자가 약 85만 명, 윈도모바일 OS를 쓰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약 50만 명인 걸 감안하면 안드로이드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OS가 된 셈이다. 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는 6월 말 발매된 '갤럭시S' 덕분이었다. 6월 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의 안드로이드 가입자는 약 44만 명에 불과해 당시 70만 대 이상 팔렸던 KT의 아이폰에 크게 뒤진 상태였다. 하지만 7월 한 달에만 갤럭시S가 50만 대 이상 팔리며 7월 말 SK텔레콤의 안드로이드 가입자는 99만 명을 넘어섰다.

안드로이드는 아이폰의 iOS보다 늦게 개발된 후발주자다. 국내에서도 아이폰은 지난해 11월 말 판매가 시작됐지만 첫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는 올해 2월에야 등장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다양한 업체들이 안드로이드폰을 만들면서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졌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올해 상반기 판매량에서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을 앞섰다.

SK텔레콤은 갤럭시S의 인기 외에도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HTC '디자이어'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등 해외 인기 안드로이드폰을 빠르게 수입했던 것과 △삼성전자와 팬택 등 국내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폰에 집중해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단말기를 선보인 것이 국내 안드로이드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킨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 U+(유플러스)의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까지 감안할 경우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약 120만 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보급이 늘면서 안드로이드의 문제점도 지적된다. 안드로이드는 OS를 구글이 개발하고 실제 스마트폰은 제조사가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구글이 OS를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제조사가 이를 제 때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낮은 버전의 안드로이드 OS는 기능이 떨어지고 최신 응용프로그램도 쓸 수 없다. 예를 들어 구글은 최신 OS인 '안드로이드 2.2'를 5월 초에 발표했지만 갤럭시S는 물론 이달 3일부터 팔리는 팬택의 '베가', 모토로라의 '모토글램'도 '안드로이드 2.1'을 쓴다. 구글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OS 사용자 가운데 7월 15일 기준으로 40% 이상이 1.5와 1.6 등 옛 버전을 쓰고 2.2 사용자는 3.3%에 불과했다. 국내 통신사와 제조업체들은 기존에 판매된 안드로이드폰을 앞으로 최신 버전의 OS로 업그레이드 해준다는 계획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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