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은 日제품 수준… 값은 국산보다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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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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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대만 민물장어구이 직매입 현장 가보니…

활장어 손질 1시간 반 만에 냉동-포장까지 완료
한국 HACCP 획득… 이마트 “동남아 소싱 확대”

지난달 28일 대만 핑둥 현 네이푸 공업구에 있는 럭키홀더 냉동식품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신세계 이마트로 납품할 냉동 민물장어 양념구이 제품을 손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이마트와 30억 원 상당의 냉동 장어구이 납품 계약을 맺었다. 가오슝=우정렬 기자
지난달 28일 대만 핑둥 현 네이푸 공업구에 있는 럭키홀더 냉동식품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신세계 이마트로 납품할 냉동 민물장어 양념구이 제품을 손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이마트와 30억 원 상당의 냉동 장어구이 납품 계약을 맺었다. 가오슝=우정렬 기자
지난달 28일 대만 남부 항구도시 가오슝(高雄)에서 차량으로 50분 거리에 있는 핑둥(屛東) 현 네이푸(內포) 공업구에 위치한 수산물 가공업체 ‘럭키홀더 냉동식품’의 작업장.

가스화로에서 초벌구이를 마치고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움직이는 장어구이를 손질하는 직원들의 일손이 분주했다. 직원들은 장어의 수율(수분 함유도)은 일정한지, 그을리거나 탄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신세계 이마트가 5월 주문한 30억 원 상당의 냉동 민물장어구이를 생산하는 현장이다.

○ “한국 소비자 위해 맞춤형 생산”

장어를 굽는 데 쓰이는 가스화로 열기 때문에 작업장 내부는 셔츠 앞섶이 금세 땀범벅이 될 정도로 후덥지근하지만 위생복과 위생장갑, 장화는 기본이고 머리싸개, 모자, 마스크 등으로 두 눈만 빼고 온몸을 동여맨 이곳 직원의 복장 상태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다. 살아서 펄펄 뛰는 활장어가 기초손질과 초벌 및 재벌구이, 급속냉동 공정을 거쳐 포장을 완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1시간 반 남짓.

이 업체는 지난해 민물장어 양념구이 수출로만 2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요 고객 중에는 세븐일레븐 같은 일본 편의점 체인도 포함돼 있다. 한국에는 그간 일부 수입업체에 소량 납품을 한 적이 있지만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에 30억 원이나 되는 물량을 대량 납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의 린차오슝(林U雄) 총경리(사장)는 “일본과 달리 한국에선 검은빛이 날 때까지 장어를 바짝 굽는 것을 꺼린다는 이마트의 조언에 따라 한국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생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이마트 납품을 위해 한국의 ‘안전식품인증기준(HACCP)’도 획득했다.

신세계 이마트 해외식품 소싱 담당 백혜성 과장은 “대만 정부가 수산물 수출업체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점과 대만 정부의 인증을 받은 외국계 연구기관에서 150항목이 넘는 품질 검사를 통과한 제품이라 발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이 회사에 일본보다 더 엄격한 제품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이마트가 1차 직매입한 민물장어 양념구이는 조만간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 해외 직매입으로 가격경쟁력 확보

이마트가 그동안 국내산 제품에 주로 의존해 왔던 냉동 장어구이를 대만에서 직매입하기로 한 것은 최근 3년 새 폭등한 국내산 장어 가격이 발단이 됐다. 6월 셋째 주 국내산 장어의 도매가(1kg·4마리 기준)는 2만6000원으로 3년 전(1만3000원)에 비해 갑절로 뛰었다. 반면 대만산 장어는 국내산보다 19%가량 저렴해(2만1000원) 매력적인 대체상품으로 떠오른 것. 이마트 입장에선 상품 매입가를 낮추고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대만산 장어를 직소싱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마트는 정책적으로 해외 직소싱을 확대해 가고 있다. 2007년 해외 소싱 전담부서를 설치하는가 하면 지난해 4월에는 동남아권 소싱 확대를 위한 포석 차원에서 베트남 호찌민에 현지 소싱 사무소도 열었다.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해외소싱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0.2%에서 올해는 3.3% 선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마트 해외소싱 담당 최성호 부사장은 “해외소싱은 경쟁업체와 차별화되는 상품구색과 가격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올해 해외소싱 제품의 매출도 지난해보다 1400억 원가량 증가한 4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오슝=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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