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어게인 2004? 하반기 대세상승론 힘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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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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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동향-기업 순익 등 6년전 증시상황과 흡사

“1950선 안착” “2000선 돌파” 증권사들 전망치 높게 잡아

‘올해 증시는 2004년 증시의 복사판?’

주가가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이후 장세에 대해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주가는 아직 이를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증시를 둘러싼 경제 상황과 외국 자금 동향이 2004년과 흡사하기 때문에 주가도 2004년처럼 올해를 기점으로 대세상승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올해는 2004년과 마찬가지로 경기선행지수는 꺾어지는 추세이지만 기업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해다. 경기선행지수는 2004년 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11개월에 걸쳐 하락했다. 하지만 하락폭이 완만해 경기 연착륙이 가능했다. 선행지수 하락과는 반대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순이익은 2003년 30조3331억 원에서 2004년 52조5742억 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1월부터 꺾인 경기선행지수는 여전히 몇 개월간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들은 다시 사상 최고인 100조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전만 해도 상장사들의 이익은 들쭉날쭉했으나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기업부도 및 가계부도 위기, 카드 위기까지 넘긴 2004년을 기점으로는 시스템 리스크가 거의 사라지면서 상장사들이 안정적인 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상장사의 순이익은 50조 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 올해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승자가 되면서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기업의 이익에 비춰본 주가수준을 의미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2004년 6∼7배에 불과했는데 올해도 9배에 머물러 있다. 카드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큰 위험을 겪은 뒤 투자자들이 주식의 위험성을 과대평가하면서 주가의 할인이 지나치게 된 것. 선진국의 PER가 통상 14배 수준이며, 한국도 11배 수준으로 유지된 적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거꾸로 현재가 투자하기 가장 안전한 때라는 설명도 된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도 비슷하다. 2002년 한 해 2조8986억 원어치를 내다팔았던 외국인은 2003년 13조768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2004년 4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외국인이 내다팔기 시작해 2조8000억 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하지만 5월 이후 외국인은 다시 한국 증시를 사들였고 그해 1년간 외국인 순매수액은 10조4823억 원이었다. 올해도 외국인은 지난해(2조3903억 원)에 이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5월 중 6조2680억 원 순매도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다시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정책금리가 2004년 1% 선이었기 때문에 미국계 자금이 고수익을 노리고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 흘러들었다”며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0.25%로 제로금리에 가깝기 때문에 당시보다 더 한국 증시로 자금이 몰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하반기 증시 전망을 대부분 증권사들이 높게 잡고 있다. 대우증권 등은 1,950 선으로, 토러스투자증권 등은 2,000 선을 뚫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이사는 “특히 지금은 실적발표 시즌이라 그동안 매크로 변수에 쏠렸던 시장의 관심이 기업이익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실적과 결합한 유동성의 힘으로 하반기 증시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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