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투자 아직 안한다면… 자산 10%만 배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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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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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전망 밝지만 불안정성 높아
환헤지 된 펀드 관련 상품 안전
실물투자땐 환율동향 따져봐야


“이제라도 금 투자에 나서야 하는 건가요?”

최근 은행, 증권사에 이런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소식에 여윳돈이 있으나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았던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막상 투자하려니 너무 오른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생긴다. 또 달러화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던 금값이 달러 강세에도 오르고 있어 의문도 적지 않다. 금, 지금 투자해도 될까?

○ 금값,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 커

지난해 급등세를 보였던 금값은 이달 들어 다시 랠리를 타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2.8달러(1.9%) 오른 1243.1달러로 전날의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2007년 초 630달러대였던 금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12월 초 1200달러를 넘어섰다가 올 들어 1100달러대에서 보합세를 보였다.

시카고에 있는 원자재 선물거래 중개회사인 린드월독의 애덤 클로펜스타인 수석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유로 지역에 대한 두려움으로 안전상품인 금을 선호하고 있다”며 “금이야말로 확실하게 최후까지 기댈 수 있는 자산이라 한두 개 변수로 상황이 바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값이 오르는 이유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금속통계사무국(WBMS)에 따르면 세계 금 원광 생산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00년 254만 t이었던 세계 생산량은 2005년 246만 t, 2008년 228만 t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0년 세계 금 생산량의 17%가량을 차지했던 세계 1위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중국 등지에서 새 금광을 개발 중이지만 추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반면 소비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 인도의 소비 증가 외에도 남유럽발 재정위기 때문에 준비통화 성격의 금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금값이 달러와 동반강세 현상을 보이는 배경이다.

○ 펀드방식 투자가 더 안전

금은 크게 보면 실물을 사는 방법과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펀드도 금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실물 및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는 실물형 펀드로 나뉜다.

실물인 골드바를 직접 산다면 환율 동향을 따져야 한다. 원화가 약세로 가면 금 가격 상승분을 깎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32g(1온스) 골드바 한 개에 141만 원(1243.1달러)이라면 만만하게 덤빌 가격이 아닌 데다 보관해도 이자는 없어 보관비용이 더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환헤지가 돼 있는 펀드 상품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 팀장은 “지난해 말 1200달러가 넘어갔을 때도 1300달러는 부담스럽다는 인식 때문에 금값이 내린 경험을 되짚어 보자면 1300달러가 저항선일 수 있다”며 “기대수익률을 10∼15% 정도 잡고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문성원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과장은 “금의 중장기 전망은 좋지만 단기 가격의 불안정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자산의 10% 정도만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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