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美보다 2배 비싼 펀드비용 더 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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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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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펀드 투자에 대한 기사들이 많아졌다. 펀드 환매 사태를 진정시키고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기사 가운데 유독 많이 다뤄진 내용이 펀드 비용이다. 펀드 관련 비용은 크게 펀드 수수료와 펀드 보수로 나눠진다. 펀드 수수료는 펀드를 판매할 때 투자자로부터 한꺼번에 받는 수수료를 말한다. 반면 펀드 보수는 펀드를 운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각종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투자자들이 매년 판매사 및 운용사에 지불하는 돈이다. 펀드 보수는 다시 운용보수, 판매보수, 수탁보수, 일반보수 등으로 나눠진다.

최근 자주 제기되는 비판이 국내 펀드 관련 비용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실제 2009년 말 한국금융투자협회와 미국자산운용협회가 공표한 자료를 비교해보면 보수와 수수료를 모두 합친 펀드 관련 비용은 한국이 평균 2.07%로 미국의 0.99%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투자를 권유하고는 있지만 매년 나가는 비용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기침체로 증시가 하락하면 이익보다 오히려 판매사와 운용사에 내는 비용이 더 커지는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례가 생길 수 있다.

다행히 정부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첫 디딤돌로 2008년 11월부터 체감식(CDSC) 판매보수제를 도입했다. 이후 지난해 자본시장통합법 및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5%로 유지됐던 판매보수 및 판매수수료 한도가 신규 펀드에 대해선 판매보수 1%, 판매수수료는 2%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신규 펀드뿐만 아니라 기존 펀드 판매보수도 1%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펀드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다. 판매 보수와 수수료 인하가 아무런 노력 없이 장기투자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미국도 처음부터 펀드 관련 비용이 낮았던 것은 아니다. 위험자산이 뭔지, 장기투자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성숙하고 다양한 판매제도와 능력 있는 판매 전문가들이 나타나면서 보수와 수수료가 낮아졌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펀드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이 장기투자 문화 정착의 핵심이다. 미국 역시 이런 문화가 정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잇따른 펀드 환매 사태로 마음을 졸였던 펀드 시장에 펀드 비용 인하는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요소는 판매사 및 운용사들의 노력과 투자자들의 성숙한 투자 인식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펀드리서치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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