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쇼크’ 글로벌 증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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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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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9P 떨어져 1705… 中 4.79%-日 1.74% 하락
美 “他은행도 조사”… 금감원 “한국 관련여부 파악중”

미국의 골드만삭스발(發) 충격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여기에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 등이 빌미가 된 중국 증시가 4% 넘게 급락해 2차 충격파를 던졌다. 이 때문에 코스피는 1,700 선 밑으로 추락 직전까지 밀렸다.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 문제가 미국의 다른 투자은행으로 번진다면 악재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신중히 투자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19일 코스피는 16일보다 29.19포인트(1.68%) 하락한 1,705.30에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무려 4.79% 추락해 3,000 선이 무너졌으며 일본 닛케이종합주가는 1.74% 하락했다. 지난 주말에는 골드만삭스 직격탄을 맞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13%, 나스닥지수가 1.37% 급락했다. 16일(현지 시간) 1∼2% 하락했던 유럽 증시도 19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0원(0.70%) 오른 1118.1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금융시장이 요동친 이유는 지난 주말 골드만삭스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충격 때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를 토대로 한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팔면서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CDO를 만든 폴슨앤드컴퍼니는 CDO의 기초자산인 모기지증권의 가치가 떨어지면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파생상품을 골드만삭스를 통해 사들였다. 결국 골드만삭스는 문제의 CDO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알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10억 달러의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골드만삭스에 집단 소송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2006∼2007년 중반까지 골드만삭스처럼 파생상품을 많이 팔았다는 점이다. 증권거래위원회도 다른 은행으로 조사를 확대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가 골드만삭스로 끝나지 않고 주요 은행들로 번진다면 지난해 이후 꾸준히 회복세에 있던 미 금융권이 다시 부실에 시달릴 수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6월 메릴린치는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투자자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로 미국에서 금융권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골드만삭스에 대해 미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는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면서도 “선거철을 앞두고 공이 정치권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대중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금융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세계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어느 선까지 파장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골드만삭스에서 일단락되면 단발성에 그치겠지만 확산된다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외국인투자가의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며 “세계 금융계에 미칠 파장이 장기일지, 단기일지 판단하기조차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국내 증시에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는 순매도에 나섰지만 은행권과 연기금은 순매수하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와 거래하는 한국 내 금융기관들이 관련 상품을 팔았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은 한국 소비자와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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