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매출 6년만에 감소… 1000원어치 팔아 57원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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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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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484개사 작년 경영분석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들의 매출액이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또 상장기업들의 수익성은 다소 좋아졌지만 부채비율은 여전히 10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상장기업 1386곳과 주요 비상장기업 98곳을 분석해 내놓은 ‘2009년 기업 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2008년에 비해 0.1% 감소했다.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2003년 ―0.4% 이후 처음이다.

기업 종류별로 수출기업은 매출액이 1.0% 늘었지만 내수기업은 1.2% 감소했다. 또 매출액 감소폭은 대기업(―0.1%)보다 중소기업(―0.2%)이 컸다. 업종별로는 운수업 매출액이 19.9%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금속제품(―14.2%), 석유·화학제품(―11.2%)도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김경학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2008년 매출액이 21.5% 급증한 데 따라 지난해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며 “국제 금융위기와 경기부진의 여파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상장기업들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8%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또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순이익인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5.7%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이 1000원어치를 팔아 각종 비용을 빼면 57원을 손에 쥐었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2008년(3.0%)보다 크게 올랐지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7.6%에는 미치지 못했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지난해 100.8%를 기록해 2008년(108.9%)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부채비율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까지는 80%대를 유지해왔다.

특히 매출액 대비 이자비용 부담을 나타내는 금융비용 부담률은 1.6%로 2003년 2.3%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기업들이 제품 1000원어치를 팔 때 그중 16원을 이자내는 데 쓰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기업들의 매출액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기업들이 투자 및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금융권 차입을 크게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인상돼 시중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도 377.7%로 1년 사이에 76.3%포인트 급락했다. 또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업체(이자보상비율 100% 미만)는 32.3%로 2008년보다 1.4%포인트 늘어났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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