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식중독 악연 끊고 ‘신뢰 급식’ 명예회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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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프레시웨이, 식약청서 노로바이러스 위탁 검사기관 지정
민간기업으론 처음

2006년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지목된 대규모 식중독 사고를 일으킨 CJ프레시웨이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노로바이러스 위탁 검사기관으로 지정됐다. 노로바이러스로 홍역을 치렀던 당사자가 검사기관으로 지정된 데다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이어서 CJ프레시웨이의 ‘결자해지(結者解之)’로 평가되고 있다.

28일 식약청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2월 12일자로 식품 및 식품용수 내 노로바이러스를 검사하는 식품위생검사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CJ가 유통시키는 식자재와 협력업체의 납품식품에 대해 노로바이러스 검출 여부를 검사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식품위생검사기관 지정평가기준’ 규정을 개정해 노로바이러스 검사기관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면서 “CJ프레시웨이의 시설과 인력 등이 기준에 부합해 민간기업으로는 첫 지정기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산하 법정기관 외에 민간에 위생검사를 위탁하는 식품위생검사기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가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지만, 그 시작은 악연이었다. 2006년 6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27개 중고교에서 1700여 명의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들 학교의 집단 급식을 맡았던 업체가 지금의 CJ프레시웨이인 CJ푸드시스템이었던 것.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CJ푸드시스템이 납품받은 식자재가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요즘은 노로바이러스가 식중독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지만 당시에는 보건당국의 식중독 검출 규정에도 포함되지 않을 정도로 노로바이러스에 대해 무지했다”며 “이후 사내 식품안전센터에 장비와 전문 인력을 보강해 노로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고의 책임을 지고 학교 급식 사업에서 손을 뗀 회사는 노로바이러스의 악몽을 떨쳐 내고 식자재 유통시장의 1위 업체로 다시 일어섰다. 2008년에 사명을 CJ프레시웨이로 바꾸고 음식업소에 식재료와 관련 집기를 공급하는 유통 사업에 주력한 결과다. 2006년 총 매출의 40%를 육박했던 급식 사업을 지난해 기준으로 19%로 줄여 현재는 관공서 등 사업장 400여 곳에서 급식을 맡고 있다. 대신 유통사업 비중을 81%까지 늘려 지난해 742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식자재 유통업을 주도하고 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 노로바이러::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켜 설사나 복통, 두통, 구토 등 식중독 증상을 나타내는 대표적 병원성 바이러스. 증상은 1∼2일 정도로 짧게 나타나지만 공기나 신체접촉 등으로 급속히 전파돼 집단감염을 일으키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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