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누군가가 부정적 피드백을 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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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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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상대방 욕구부터 파악하라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은 피드백을 통해 성장한다. 피드백에는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있다. 전자는 피드백을 받는 사람에게 힘을 주지만, 후자는 반대로 힘을 빠지게 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피드백 해석이 중요하다

한 직원이 기획서 초안을 작성하다가 흥미로운 마케팅 방법론을 발견해 점심도 샌드위치로 때우고 더 다듬는 작업을 했다. 그는 오후 회의 때 팀장에게 초안을 넌지시 보여줬다. 초안을 휙 훑어본 팀장은 무덤덤하게 한마디 던졌다. “아, 이 방법. 내가 대학 때 봤던 마케팅 교재에 나왔던 거네.”

이 말을 듣는 직원의 마음은 어떨까? ‘그래 너 잘났다’ 혹은 ‘그래, 내가 뭘 대단한 걸 알아내기나 하겠어. 용 써봐야 팀장 발끝에도 못 미치지’ 같은 극단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어느 쪽이든 기운 빠진다.

문제는 팀장이 피드백을 주는 훈련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 팀장의 팀장도 필경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가족 심리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가족 내부의 문제는 대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가진 문제는 아들에서 손자로 계속 전달되곤 한다. 조직에서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 ‘주는 이의 사실’을 기억하라

상사나 동료로부터 기운 빠지게 하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드백을 잘 해석하는 일이다. 이때 기억해야 할 명언이 있다. 제럴드 와인버그라는 전설적 컨설턴트가 한 말이다. “피드백 정보는 그 내용과 상관없이 거의 모두, 피드백을 받는 사람보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 이 원칙에는 이름이 있다. 바로 ‘주는 이의 사실(Giver's Fact)’이다.

즉, 누군가가 나에게 피드백을 주면 그 피드백에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한 일이 어떻다’는 정보보다 ‘피드백을 준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정보가 더 많다. 앞의 예시에서 팀장이 직원에게 한 피드백을 분석해 보면 직원에 대한 정보보다 팀장 자신에 대한 정보가 더 많다. 어떤 정보들이 있을까. 우선 팀장은 다른 팀원보다 자신의 지식수준에 자신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지식을 부적절한 순간에 알리는 모습에서 이를 유추해볼 수 있다. 자신이 많이 알아야 팀장으로서 권위가 선다고 생각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팀장의 권위를 세우는 다른 효과적 방법을 모르고 있다고 봐도 좋다.

부정적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우선 ‘주는 이의 사실’이라는 원칙을 떠올리면서 상심하지 말고 평상심을 유지해야 한다. 내 감정에 너무 휘둘리지 않으면서 상대의 느낌, 욕구 등을 파악해야 한다. 더 나아가 피드백 정보를 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석하고 이용해야 한다.

반대로 피드백을 잘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사로서 피드백을 줄 때는 △이 피드백을 통해 주려는 정보는 무엇인가 △나에게 어떤 느낌과 의도가 있는가 △상대는 어떤 생각을 할까 등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처음에 생각했던 피드백보다 좀 더 적절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김창준 블로거 http://agile.egloos.com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4호(2010년 4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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