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임원 20% 감축-사무직 한달 무급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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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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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보유자산 팔아 1조3000억 유동성 확보

《주요 계열사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5일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았다.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은 크게 △조직과 인력 슬림화 △보유자산 매각 △전사적 경비절감으로 나뉜다. 금호는 우선 계열사별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사장단 및 임원 수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현재 임원은 총 230여 명이다. 대우건설,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등 매각 중이거나 매각된 계열사는 제외했다.

이번에 추가로 20% 감축하면 50여 명의 임원이 옷을 벗고 총 180명만 남게 된다. 임원들의 임금도 20% 삭감된다. 그룹 ‘컨트롤타워’격인 전략경영본부 조직은 솔선수범 차원에서 40% 이상 축소된다. 전략경영본부는 기획, 재무, 홍보, IR, 인사 등의 업무를 맡은 조직이다. 또 그룹 내 모든 사무직은 1개월 무급휴직을 실시한다. 생산현장 노동자는 예외다.》
채권단, 금호석유-아시아나 올해 만기 채권 권리행사 유예

계열사별 보유자산도 적극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워크아웃이 시작될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자산도 매각한다. 금호산업은 베트남 호찌민 소재 주상복합건물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와 중국 내 버스 사업을 위해 만든 금호산업 홍콩유한공사 자산을 매각해 4776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금호타이어는 금호타이어홍콩(중국, 베트남 소재 법인의 지주회사) 지분 49%를 매각한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해외 사업 부문은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매각과 제1열병합발전소 매각을 통해 2653억 원을 마련한다. 제1열병합발전소는 매각 후 다시 임차해 쓸 계획(세일 앤드 리스백)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아시아나IDT 외에 금호종합금융 지분을 추가로 매각한다. 그룹 관계자는 “보유한 자산을 내다 팔아 1조3000억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이에 대해선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전사적인 경비 절감도 시작된다. 운영경비 절감, 복리후생 시행 유예 및 축소, 영업효율성 개선을 통한 비용절감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룹 측은 “계열사별로 교육비, 출장비, 업무추진 경비 등 일상적인 운영경비를 대폭 줄이고 복리후생제도는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예하거나 과감히 축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도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4개 주력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채권단은 이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의 대출 채권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올해 말까지 권리행사를 유예하기로 했다.

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6일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어 채권단은 구조조정 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채권단의 4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워크아웃이 공식적으로 개시되고 채권 행사는 즉시 유예된다. 채권단은 6∼8주간 실사를 거쳐 2월 말경 채무조정방안을 포함한 워크아웃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기존 주식 수를 줄이는 감자(減資)와 채권단의 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추진하게 된다. 채권단은 출자전환을 한 결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가 되면 보유지분을 경영능력이 검증된 기업에 되파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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