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윈도]음료수 업계도 “녹색경영”… 용기 무게 줄이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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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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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업계의 화두는 단연 ‘녹색 경영’입니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내놓고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탄소 발생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분주히 움직입니다. 철강과 자동차, 석유화학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은 말할 것도 없고, 식품업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중 음료수 업체들은 용기 경량화를 통해 에너지와 자원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효과가 흥미롭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유리병 또는 페트병 한 병의 무게를 단 몇 g 줄이는 것만으로도 수억 원대의 경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웅진식품은 최근 1년간 용기 경량화를 통해 연간 1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습니다. 이 회사는 500mL 페트병 무게를 기존 33g에서 29g으로 4g 줄이고, 180mL 유리병은 132g에서 123g으로 9g 줄였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 현재까지 1억6000만 개의 병을 경량화한 병으로 교체해 환경 폐기물을 1200t이나 줄였다고 합니다. 1200t의 폐기물은 500mL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4000만 개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국민 1인당 페트병 한 병을 덜 버린 효과를 가져 온 셈입니다.

병 무게 줄이기는 간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입니다. 단 몇 g 차이가 내용물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용기의 역할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진규 웅진식품 디자인팀장은 “열에 약한 페트병이 음료의 높은 온도를 견뎌내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합니다. 모든 음료가 살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90도 이상의 고온 상태에서 용기에 담기게 됩니다. 열에 약한 페트병이 찌그러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페트병이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도록 최소 두께를 확보해야 하고 병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탄탄한 구조로 설계해야 합니다.

광동제약도 최근 유리병의 경량화를 시도해 100mL 유리병의 무게를 127g에서 119g으로 8g 줄였습니다. 회사는 폐기물 부담금 등을 고려하면 연간 4억 원의 비용을 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곳 역시 “유리병은 유통과정에서 깨지기 쉽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강도가 확보돼야 하는데, 그런 조건을 감안해 두께를 줄였다”고 합니다. 작은 페트병, 유리병 한 병에도 복잡한 설계 구조와 기술이 응축돼 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현재 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 절감 노력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지혜를 내서 친환경 대열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요.

강혜승 산업부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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