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배당 잘하는 기업株, 수익률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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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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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2월이면 연례행사처럼 배당투자의 시즌이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목적이 배당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하품을 한다. 평균 투자기간이 1년이 되지 않는 데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사다난한 사건이 벌어지는 한국의 현실에서 투자자들은 배당을 기다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 게다가 과거에는 공식적으로 ‘배당락’ 제도가 있어 배당을 받은 만큼 주가를 뺐기 때문에 배당의 의미가 별로 없었다. 최근엔 이 제도가 없어졌지만 배당을 한 주식의 주가가 배당금만큼 떨어지는 추세가 여전히 살아 있어 ‘단기적인’ 배당투자는 발품의 값어치를 못한다.

더구나 아직 적지 않은 기업들에는 배당금 지급을 마치 공돈이 나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있다. 법인세를 납부한 뒤 다시 배당세를 내야 하는 이중과세 문제도 있어 ‘주식은 배당을 목적으로 하는 영구채권’이라는 교과서의 정의는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로 들린다. 그래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으로 배당주만을 따로 모은 배당주지수(KODI)란 것이 있고 배당주는 별종으로 취급되어 배당주 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모든 상장기업은 적자가 나지 않는 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그것도 은행이자 못지않은 배당금을 지급해야 원래 주식회사 제도의 원칙에도 맞는 것이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 가치를 지닌다. 다행스럽게 최근 외국인투자가들의 지분이 증가하면서 배당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지급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배당주 펀드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두면서 배당에 관한 투자가들의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도입되는 퇴직연금 시장은 중장기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시세 차익 못지않게 배당 수익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투자대상으로서의 배당주는 어느 정도 유의성을 갖고 있을까? 우선 미국의 예를 보면 1972년 이후 배당을 지속적으로 했거나 배당금액을 늘려온 기업과 배당을 전혀 하지 않았던 기업들과의 주가 차이가 뚜렷하다. 37년 전에 100달러를 배당 기업에 투자했다면 지금 주가는 3039달러이다. 반대로 배당을 전혀 하지 않은 기업은 겨우 161달러에 불과하다. 동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 1214달러와 비교하면 배당기업들의 우위가 확실히 증명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에 배당주지수는 수익률이 201%인데 코스피는 191%이다. 지난 10년 동안 배당을 지속적으로 한 기업(211개)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585% 대 274%로 격차가 확연하다. 배당투자가 이제 주식투자의 기본으로 자리매김할 때가 됐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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