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구직자 진땀 뺀 황당질문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6일 14시 53분


코멘트
'당신이 산타라면 하룻밤 새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어떻게 나눠줄 것인가?', '사람들 모두가 붉은색을 보지 못하는 병이 생겼다면 신호체계관리를 어떻게 하겠는가?'

무거운 면접장 분위기, 가뜩이나 긴장되는데 면접관은 연신 예상못한 질문을 던진다. 올해 하반기(7~12월) 면접에서 지원자들을 진땀나게 한 당황스러운 질문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EZ서베이와 함께 구직자 457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면접에서 받았던 가장 당황스러운 질문'을 조사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산타는 어떻게 선물을 전달할까(문제해결형)

응답자들은 생각하지 못했던 황당한 문제를 풀어보라는 유형이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출장 가는 인원이 몇 명이나 될까?' 등의 질문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질문들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주로 활용된다고 말한다. 최대한 참신한 방법들을 들되 근거를 요령 있게 제시하는 것이 포인트다. '바퀴벌레의 개체수는 모두 얼마나 되는지 근거와 함께 말해보라', '날아가는 총알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한 사람이 여름에 흘리는 땀의 양은 얼마나 될까' 등의 기출문제는 어김없이 올 하반기에도 또 나왔다.

회사와 종교 중 무엇을 택하겠나(양자택일형)

'입사 시 원하는 모든 조건을 다 들어주는 대신 종교를 바꾸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해외발령을 받았는데 배우자가 반대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등의 질문이 여기 해당한다. 주로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질문들이다. 회사의 상황과 자신의 가치가 상충할 때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얘기다. 취업 전문가들은 회사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가치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얘기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얘기한다.

면접관에게 제품을 팔아보라(역할극형)

과거에는 '영업능력이 뛰어난가' 하고 물을 질문을 요즘은 '우산 100개를 줄 테니 면접관에게 팔아보라'고 직접 시키는 식으로 바뀌었다. 상황과 역할을 설정해주고 직접 해보라고 하는 질문에는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대한 지식과 전략을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이다. '본인이 면접관이라면 옆에 있는 지원자를 뽑겠는가'라며 서로를 평가하는 질문도 나왔다.

루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이슈질문형)

'2012년 종말론에 대한 본인의 의견은 어떠한가', '4대강 사업 추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허경영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등의 면접 질문들도 나왔다. 이를 통해 얼마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질문들이다. 평소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슈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밖에 '대학을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처럼 다소 공격적이고 선문답같은 질문을 비롯해 '회사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보라', '증조할머니 성함이 무엇인가', '나를 한번 웃겨보라', '(여성의 경우) 화장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등 뜬금없고 황당한 질문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