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장들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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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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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 모두 은행원 출신… 평균 54.7세
최근 정부 입김 줄자 내부출신 늘어


현재 국내 시중은행 7곳의 은행장들은 모두 은행원 출신이다. 이 중 외국계 은행인 외환은행의 래리 클레인 행장, SC제일은행의 리처드 힐 행장과 외국계 은행 출신인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의 행장은 모두 해당 은행 출신이 맡고 있다. 신한은행 이백순 행장, 우리은행 이종휘 행장,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은 현재 재직 중인 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2002년 9개 시중은행 행장 중 6명이 타행 출신이었던 것에 비하면 자행 출신 비율이 높아진 셈이다.

은행장들의 평균 연령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7개 시중은행장의 평균 연령은 54.7세다. 하지만 외국인인 힐 SC제일은행장(45)과 클레인 외환은행장(49)을 제외하면 평균 연령은 57.8세에 이른다. 2002년 평균이 54.4세였던 것에 비하면 평균 나이가 3세 이상 높아졌다.

이런 변화는 은행에 대한 정부 영향력의 쇠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2000년대 초반에는 정부의 은행 개혁 의지가 반영돼 외부 출신의 젊은 행장이 발탁됐던 반면 최근에는 정부의 입김이 줄어들면서 안정감 있는 내부 출신 행장이 선호되고 있다는 것. 특히 행장 선출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은행장들의 권한과 위상 변화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정부의 낙점을 받고 임명된 은행장들이 인사권과 돈을 어디에 빌려줄 것인지 결정하는 여신권을 틀어쥐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인사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로 권한이 분산되면서 은행장의 위상이 하락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하지만 일부 은행장들은 오히려 지인이나 측근들을 사외이사로 두고 ‘황제 경영’을 펴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장들이 과거에 비해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외이사나 주주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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