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금값 초강세… 金관련주 흐름 읽으려면

  • 입력 2009년 9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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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은 역사적으로 위기를 알려주는 신호 역할을 할 때가 많았다. 특히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금값이 폭등하는 현상은 전쟁 발발을 예고하는 신호로 알려져 있다. 금값 추이를 통해 자산시장의 자금 흐름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주식시장의 이상 징후를 예측하는 지표의 역할도 어느 정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증시가 폭락하기 직전에 금 가격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금은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9월 들어 금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3월 이후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는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할지가 관심이다.

금값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실질 수요 증가 때문. 9월은 아시아에서 결혼시즌 특수로 금 수요가 많은 달이다. 미국에서도 연말 연초 선물 수요가 9월부터 미리 주문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 수요가 늘어난다. 중동에서는 라마단이 끝나는 9월에 금을 선물하는 풍속이 있다.

두 번째는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투자 수요 때문이다. 달러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금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번 주요 20개국(G20)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의 지속을 결정한 것도 달러가치 하락에 대한 방어심리를 자극해 금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금 광산주와 ‘티퍼니’ 같은 보석회사의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은 위기 때는 좋은 투자 대상이지만 평상시에는 채권투자 수익률보다 못한 별로 재미없는 투자 대상이다. 만약 당신이 작년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6년 초 금에 투자했다면 지금까지의 누적수익률은 90%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5%)보다 월등한 투자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올해 초에 금에 투자했다면 현재까지의 수익률은 약 13%로 이는 코스피 투자수익률(40%)에 훨씬 못 미친다. 주식시장의 구루(도사)로 유명한 마크 파버 씨는 올 초에 달러와 주식을 팔고 금에 베팅하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경기부양에 실패할 것이고 오히려 부양책으로 인한 통화 증발 때문에 조만간 달러 가치가 폭락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을 비롯한 국부펀드가 자산가치 방어를 위해 은밀히 달러를 팔고 금을 사들일 것으로 추측됐다. 금값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파버 씨는 금을 사도록 헤지펀드를 부추겼고 그의 말을 들은 헤지펀드들은 올해 상반기 증시 랠리를 놓쳐버렸다.

그렇다면 9월의 금 가격 강세는 9월 증시의 조정을 예고하는 신호일까? 만약 9월 증시가 조정을 겪는다면 금 강세 현상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고점에서 금을 사기보다는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박춘호 주식투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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