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기지역도 DTI-LTV 적용 검토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2분


일부지역 대출한도 절반이상 줄듯
■ 주택담보대출 규제 어떻게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기 위해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대출 규제책을 다시 본격 가동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출액이 집값의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한 LTV 기준을 강화하고, 총소득에 대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정한 DTI를 비(非)투기지역까지 도입하면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5일 “집값이 뛰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점점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면 LTV와 DTI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 내에선 부동산시장이 지금보다 크게 과열될 경우 투기지역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DTI와 LTV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작년 11월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이 투기지역에서 해제된 뒤 대부분 지역에선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강남 3구는 40%), LTV는 금융회사에 따라 60∼80%의 비율로 느슨하게 적용돼 왔다.

대출 규제가 크게 완화되면서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4월 말 현재 325조7000억 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8조4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올해 은행권의 월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 원으로 2006∼2008년의 월평균 증가액(1조4000억 원)보다 8000억 원 많아졌다.

정부가 주택담보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LTV를 40%로 강화하고 DTI 규제를 비(非)투기지역에도 적용키로 하면 주택담보대출로 빌릴 수 있는 돈은 크게 줄어든다. 예컨대 연 소득이 5000만 원인 사람이 서울 마포구의 6억5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연리 5%, 10년 만기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지금은 LTV 60%만 적용돼 3억9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반면 LTV가 40%로 강화되고 DTI 40%가 적용되면 대출 가능금액이 1억5600만 원으로 감소한다. 만기를 20년 이상 장기로 늘리면 대출한도를 더 늘릴 수 있지만 이자 부담이 커진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경제위기 완화” 일반인-전문가 온도차
재정부 - KDI 설문조사

현재의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일반인과 전문가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들은 아직 어려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느끼는 반면 전문가들은 경기가 다소 풀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달 8∼12일 교수 기업인 등 전문가 263명과 일반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경제 상황에 대해 일반인의 59.4%는 ‘어려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대답했고, 31.2%는 ‘다소 완화됐다’고 답했다. 반면 전문가는 63.1%가 ‘다소 완화됐다’고 밝혀 일반인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경제 회복 시기에 대해서도 일반인의 인식이 더 부정적이었다. 일반인의 37%는 2011년 이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봤고 26.1%는 내년 하반기, 26%는 내년 상반기에 각각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전문가의 44.5%는 내년 상반기, 35.7%는 내년 하반기가 회복 시기라고 예상했다.

일반인의 42.4%는 하반기 최우선 정책과제로 물가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꼽았다. 35.8%는 경기회복 노력, 11.9%는 성장 잠재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전문가의 53.2%는 경기회복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고, 다음이 성장 잠재력 확충(21.7%)이었다.

중산·서민층 안정을 위해서는 일반인(39.4%)과 전문가(67.3%) 모두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각각 31.1%, 24%로 나타났다.

재정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흐름과 다양한 거시경제 지표를 고려하지만 일반인들은 실제로 느끼는 물가와 고용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시각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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