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덜 타는 화장품사업 매력 만점”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49분


식품기업도 가전업체도 학습지그룹도 손 뻗는 그곳

불황 때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기존 업체들도 사업을 줄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화장품 업종만큼은 예외인 모양이다. 최근 화장품 시장에 새로 뛰어들거나 기존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화장품 사업이 최근 이처럼 각광을 받는 이유는 “화장품이 경기침체기에도 가장 조금, 그리고 나중에 타격을 받는 대표적인 업종”이라는 ‘속설’ 때문이다. 화장품 사업이 불황에 강한 면모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올해 3월 화장품 매출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지난해 3월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10여 년 전 외환위기 때도 증가세를 보였다.

건강식품업체 풀무원건강생활은 최근 자체 화장품 브랜드 ‘이씰린노블’을 홍보하고 유통 경로를 확보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이씰린노블은 풀무원건강생활이 ‘화장품은 피부가 먹는 음식’이라는 사업철학을 갖고 만든 브랜드. 오랜 식품 사업 경험이 있는 풀무원건강생활이 콩, 버섯 등 자연 원료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건강생활 측은 “2004년 첫선을 보인 이후 최근 화장품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마케팅 및 영업활동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촘촘히 깔려 있는 풀무원 녹즙의 방문판매 경로를 활용해 매출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팀다리미 및 스팀청소기로 유명한 한경희생활과학도 지난해 11월 화장품 브랜드 ‘오앤’을 새로 론칭했다. 평소 해외출장이 잦은 한경희 사장이 바쁜 커리어우먼을 타깃으로 가전기업 특유의 노하우를 살린 ‘뷰티테크(beauty tech)’ 콘셉트의 화장품을 만들 것을 제안하면서 시작된 사업이다. 이 회사는 홈쇼핑 방송과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경험을 살려 역시 신규 브랜드인 오앤을 빠르게 홈쇼핑에 입점시켰다. ‘오앤 식물유황팩’은 제품 출시 한 달 만에 홈쇼핑 판매를 시작했다. 속눈썹 고데기 ‘히팅 뷰러’ 등은 홈쇼핑 방송에서 연이어 매진 행렬을 기록하는 중이다. 업체 측은 “최근 정부도 국내 화장품 산업에 대한 집중 지원에 나선 만큼 빠른 시일에 해외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구몬학습과 빨간펜으로 학습지 시장을 주름잡는 교원그룹 역시 최근 교원L&C를 통해 화장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 회사는 정수기 및 비데 판매 등 기존 생활가전사업을 진행하면서 구축한 판매조직 및 유통 경로를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SK가스 자회사로 국내 최초 해양심층수 기업인 파나블루(옛 울릉미네랄) 역시 생수와 프리미엄 소금에 이어 조만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회사 측은 “뷰티사업 진출에 힘입어 2015년까지 연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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