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 원유… 새 ETF에 소액투자 해볼까

  • 입력 2009년 5월 12일 03시 03분


내달 중순이후 시장에 나와

개인투자자에 인기 끌듯

올해 초 금과 은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금, 은 상장지수펀드(ETF)에 국내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렸다. 국내에 금, 은 선물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가 있기는 했지만 원자재 가격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ETF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달 이후 국내 증시에서도 원자재, 채권 등 더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ETF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ETF의 투자 자산과 운용 구조가 다양해지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여러 가지 신종 ETF를 상장할 수 있게 됐다고 최근 밝혔다.

ETF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증시에서 거래하는 상품으로, 추종하는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국내 증시에는 지금까지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의 흐름만 따라가는 주가지수연동형 ETF만 상장돼 있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 상품은 채권 ETF다. KB자산운용은 국채선물의 기초자산인 국고채 3종목으로 구성된 채권지수를 따르는 채권 ETF를 다음 달 중순 상장할 예정이다. KB자산운용 권문혁 팀장은 “채권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원유, 통화 등 다양한 ETF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삼성투신운용과 한국투신운용 등도 채권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채권은 보통 100억 원 단위로 장외에서 거래돼 개인 투자자들이 그동안 쉽게 투자하기 어려웠지만 ETF로 상장되면 개인 투자자가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들은 중장기적으로 국고채 외에도 통화안정증권이나 회사채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ETF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초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졌던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품 ETF도 출시된다. 상품 ETF는 금, 원유, 농산물 등 개별 실물 상품 가격에 연동된 ETF다. 최근 해외 증시에 상장된 상품 ETF에 직접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환율 변동 위험이 크고 미국 증시와 시차가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원자재 ETF가 국내에 상장되면 이런 어려움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비싼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미국의 달러화, 일본의 엔화 등과 같은 외국 통화의 환율에 연동한 ETF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ETF의 운용방식도 다양해진다. 지금까지 상장된 ETF는 추종하는 지수 움직임과 함께 상승, 하락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수 상승률에 2배를 곱해 수익률을 지급하는 레버리지 ETF 및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가 출시되면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거래소 상품개발팀 김경학 팀장은 “펀드는 원금의 2∼3%를 매년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다양한 ETF가 상장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수(연 0.23∼0.66%)로 개인 투자자들도 증시 상황에 맞게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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