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IT가 당신의 건강까지 책임집니다

  • 입력 2009년 5월 12일 03시 03분


“정보기술(IT)이 당신의 건강을 책임집니다.” IT 업계의 ‘건강 바람’이 거세다. 새로 나온 가전제품들의 홍보문구에는 ‘헬스(health)’라는 단어가 필수항목처럼 들어간다. 아직은 바이오리듬 측정 등 기초적인 기능에 머물고 있지만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마저 건강에 대한 구애(求愛)를 보낸다. 일부 IT 업체들은 아예 헬스 케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곳도 있다.

○가전업계, 고객의 건강을 잡아라

LG전자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 확산으로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에 주목해 중국에서 ‘항균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적 항균제품 전문 브랜드인 데톨(Dettol)과 손까지 잡았다. 이 마케팅의 대상은 알레르기 케어 기능이 들어간 2009년형 드럼세탁기. 고온의 스팀으로 세탁통 내부를 55∼60도로 만들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알레르겐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는 제품이다. LG전자는 중국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31개 도시 2000여 개 유통매장에서 이 드럼세탁기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데톨의 세탁물 전용 항균세제 패키지를 증정한다. LG전자는 이달 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아시아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헬스플러스(Health+) 캠페인’ 출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세탁기는 물론 자동 살균기능을 갖춘 에어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채소의 산화를 감소시키는 냉장고, 살균·항균 기능을 높인 식기세척기 등이 캠페인 품목이다. 남영우 LG전자 아시아지역본부장은 “업계 최초로 의식주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 헬스 컬렉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를 내세운 하우젠 에어컨 ‘바람의 여신’을 로하스(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족을 사로잡는 첨병으로 내세웠다. 이 회사 특허 기술인 ‘슈퍼청정기술(SPi)’을 적용해 바이러스와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을 제거한다는 것이 특징. SPi는 공기 중 수분을 분해해 활성수소를 대량으로 발생시킴으로써 유해물질을 없애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이용해 아예 ‘바이러스 닥터’라는 별도의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바이러스 닥터는 또 르노삼성자동차 SM7 전 모델과 공기청정기까지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건강에 꽂힌 디지털 기기

닌텐도 위핏(Wii-fit)의 출현은 게임업계에서도 건강을 타깃으로 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게임을 통해 신체의 밸런스를 높이고, 근력운동까지 할 수 있다는 모토는 시장의 선풍적 반응을 일으켰다. 헬스와 엔터테인먼트를 합성한 ‘헬스테인먼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을 정도.

IT서비스업체인 LG CNS도 가정용 헬스 케어 기기에 두뇌개발 게임과 인터넷 검색 기능을 탑재한 ‘터치닥터 와이드’로 관련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12월부터 네트워크 단말기를 통해 집에서도 고혈압과 당뇨 등의 질병 점검은 물론 생활습관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터치닥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른바 가정 내(內) 주치의 서비스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휴대전화 업체들도 바이오리듬 측정은 물론 중장년층을 겨냥해 간단한 질병 측정 기능을 넣은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실내운동기 제조업체인 휴머스모그는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거꾸로 IT를 접목한 사례. 이 회사의 ‘모그 바이크’는 운동 중 게임이나 온라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미국의 선글라스 제조업체인 오클리도 MP3플레이어를 선글라스에 접목한 ‘섬프’로 헬스와 디지털의 만남을 시도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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