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와 함께 40년… 고객만족 넘어 고객가치 추구”

  • 입력 2009년 5월 9일 02시 56분


기념사를 하는 양기락 사장. 사진 제공 한국야쿠르트
기념사를 하는 양기락 사장. 사진 제공 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 창립 40주년

“돈을 내고 균을 먹으라고?” 유산균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70년대 초, 유산균 발효유 요구르트의 등장에 소비자들은 거부 반응을 보였다. ‘야쿠르트’를 처음 출시한 한국야쿠르트는 당시 ‘병균을 팔아먹는다’는 오해에 시달렸다. “아무리 돈도 좋지만 균을 넣어서 물건을 파느냐”는 항의와 복통을 호소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그 후로 40년. 야쿠르트는 이제 요구르트의 대명사가 됐다.

발효유의 선두주자 한국야쿠르트가 8일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한국야쿠르트 본사 대강당에서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기념식(사진)이 열렸다. 회사의 40년 역사를 담은 ‘社史(사사) 한국야쿠르트’의 출판기념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 책에는 1969년 설립돼 1조 원 매출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한국야쿠르트의 기록과 국내 발효유의 역사가 담겨 있다.

사사에는 ‘숨은 이야기’가 소개돼 눈길을 끄는데 발효유 시장을 개척할 당시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인지를 붙였던 일화다. 야쿠르트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냉장관리가 필수였는데, 1970년대는 냉장고가 상류층의 사치품으로 인식되던 때였다. 그 탓에 저온 보관해야 하는 야쿠르트는 부유층이 마시는 음료로 분류돼 지금의 특별소비세인 ‘물품세’가 부과됐다. 회사 관계자는 “물품세 인지를 야쿠르트 병에 일일이 붙이는 수작업을 해야 했는데,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인지 붙이는 작업이 더 고된 일이었다”며 “그만큼 발효유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이후 한국야쿠르트는 ‘메치니코프’ ‘윌’ ‘쿠퍼스’ 등 히트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발효유 시장의 기능성 제품시대를 열었다. 또 1983년에 라면사업, 1995년에 음료시장에 진출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경사를 맞았다. 지난해 7월에는 야쿠르트 단일제품의 누적판매량이 400억 병을 넘는 기록도 세웠다. 제품 출시 36년 11개월 만의 일로 국내에서 단일 식음료 브랜드로는 사상 최초였다. 또 국가고객만족도(NCSI) 11년 연속 1위라는 영예도 잇고 있다.

양기락 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창업 초기 발효유에 대한 인식 부족과 경쟁업체의 출현, 오일쇼크, 경제위기 등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창립 40주년을 맞았다”면서 “고객의 신뢰와 사랑으로 지금 위치에 선 만큼 앞으로는 고객만족을 넘는 고객가치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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