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살리는게 3890억 더 이익”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6분


실사보고서 법원 제출

22일 채권단 참석 회의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의 기업 가치를 조사한 삼일회계법인은 6일 쌍용차가 계속 살아남는 쪽이 청산되는 것보다 3800억 원가량 더 이익이라고 법원에 보고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일단 첫 고비를 넘기게 됐다.

삼일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가 유지될 경우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가치는 1조3276억 원으로, 청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인 9386억 원보다 3890억 원이 더 많다. 쌍용차의 재산 실사 결과 자산은 2조1272억 원, 부채는 1조6936억 원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4336억 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쌍용차의 재정 파탄 원인은 △유가 급등과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주력 차종 판매 감소 △연구 개발과 생산설비 투자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환율 급등에 따른 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으로 진단했다.

쌍용차를 살리는 게 이익이라는 조사 결과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22일 채권단 등이 참석하는 1차 관계인집회를 열고 쌍용차에 구체적인 회생계획안 제출을 명령할 예정이다. 이후에 열릴 2, 3차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이 회생계획안을 받아들일지를 정하면 법원이 최종 인가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쌍용차로서는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인력 감축을 포함해 회사가 제시한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 방안이 계획대로 실행되고 구조조정 비용 등 신규 자금 2500억 원이 원활히 조달됐을 때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직원 7100여 명 중 2600여 명을 감원하기로 한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금융권에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회생계획이 추진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법원은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 있다.

쌍용차는 현재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와 의견 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 퇴직위로금 등 구조조정에 필요한 돈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최상진 쌍용차 상무는 “노조도 불가피한 상황인 걸 이해할 것”이라며 “자금 차입 문제도 은행과 충분히 논의해서 이른 시일 내에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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