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동유럽펀드 미워도 다시 한번?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6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수익률이 급감한 러시아와 동유럽 펀드에 다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여전히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경제가 더는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정치적인 불안 요소가 적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분산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 러시아와 동유럽 펀드 안정세

6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동유럽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7%대에 이르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펀드는 ‘미래에셋맵스MSCI이머징유럽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로 수익률이 30%에 달한다. 이 펀드의 1년간 수익률이 ―61%인 것과 비교하면 최근 급등세로 전환한 것이다.

신한BNP파리바는 3월 ‘동유럽 펀드 운용성과 및 투자전략에 대한 리포트’에서 3월 한 달 동안 수익을 미국 달러화로 환산하면 체코 헝가리와 폴란드 등의 유럽 국가들은 각각 19.8%, 13.5%, 14.6%의 상승을 보였다고 밝혔다. 러시아 주식형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도 46.07%에 이른다.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 회복 신호는 외화채권 발행의 성공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체코는 지난달 29일 15억 유로 규모의 5년 6개월 만기 유로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 25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유로화 채권을 발행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기준금리에 얹은 가산금리가 지난해보다 8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을 감안하면 외채 발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 10% 수준에서 분산 투자 고려해 볼 만

전문가들은 향후 동유럽 경제에 대해 △동유럽 국가 전체가 안정되는 경우 △일부 국가만 위기를 겪는 경우 △대부분의 국가가 위기를 겪는 경우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대체적으로 일부 국가만 안정되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등 일부 국가만 디폴트 상태가 되고 나머지 국가들은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다시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것.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열린 ‘동유럽 이슈별 집중과정’ 세미나에서 “동유럽 국가는 서유럽과 비교해 인건비가 4분의 1 수준인 데다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은 산업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여전히 투자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동유럽이나 러시아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신규 투자자라면 주식형 자산의 1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 기존 투자자들은 전체 주식형 자산 중 동유럽과 러시아 펀드의 비중이 10%를 초과하지 않으면 현재의 투자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오대정 연구위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완화와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에 대한 신용위험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러시아에 투자하는 것은 초과 수익 달성은 물론 분산 투자 수단으로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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