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자형 경기회복 어림없을것,경제회복 우리힘만으론 안돼”

  • 입력 2009년 4월 20일 02시 57분


“경제의 바닥이 하반기(7∼12월)에 왔으면 하고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바닥에 가서도 회복은 쉽게 진행되지 않을 겁니다. 회복의 진행 속도는 매우 늦을 겁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경기 바닥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경기가 더 악화되지 않는 시점이 오겠지만, 그렇다고 반등을 하는 것은 아니며 한동안 그 상태로 쭉 갈 거라는 예상이다.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손 회장은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것과 회복이 다가온다는 것은 다른 개념”이라며 “바닥이 온 다음에는 ‘L자형’으로 갈 수도 있고 ‘U자형’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V자형으로 바로 반등할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 “V자형은 어림없고 L자로 안 가길 바라는 것”이라며 “U자형도 폭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올라가는 것은 아무래도 해를 넘겨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데….

“바닥에 가까이 가고는 있다고 생각하나 많은 변수가 있어서 확인하기 쉽지 않다.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닥에 가서도 회복은 쉽지 않을 텐데, 세계 경제와 맥을 같이해야 하고 금융 부분도 많이 관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경제 회복은 언제 될까.

“우리 혼자만의 힘으로 회복되는 것은 어렵다. 한국 경제가 대외의존형이라 수출을 많이 해야 하는데 세계 시장 상황이 나쁘다.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은 경기부양책 등 여러 가지 정책과 조치인데, 국회에서 걸리는 것이 많다.”

―한국의 대기업 임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비판에 동의하는가.

“좀 높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근접한 수준인데 노동생산성을 고려하면 높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졌다. 중소기업에도 우수한 사람들이 가서 일을 해야 하는데 임금 차가 많이 나다 보니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일자리 나누기’가 기업들에 부담이 된다고 보는지.

“기업들이 하기 어려운 걸 무리하게 하는 건 아니라 본다. 기업도 전체적인 차원에서 협력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늘고 해고가 많이 이뤄지면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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