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이자비용 1년새 23% 급증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 한 해 상장기업의 빚을 갚을 여력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빚이 늘면서 이자도 많아졌고 영업 환경이 나빠지며 이를 갚을 능력이 떨어진 것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기업 634개사 중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552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5.10배로 2007년의 5.99배보다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으면 그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이 줄어든 것은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장 상장기업의 총 이자비용은 지난해 9조8030억 원으로 전년보다 2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조9761억 원으로 5.0% 증가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빚이 많아지면서 이자비용이 아예 없는 무차입경영 회사는 27개사로 전년(43개사)보다 크게 줄었다. 또 무차입 기업을 포함해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상인 기업도 414곳으로 전년보다 3곳 감소했다.

기업집단별로 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현대중공업으로 423.80배나 됐으며 포스코(45.49배) 삼성(26.47배)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20배, 한진그룹은 0.42배 등으로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규모가 클수록 이자보상배율이 높아 10대 그룹 계열사들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8.98배로 나머지 기업(2.84배)보다 훨씬 높았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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