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BUSAN]“부산은 우리의 터전… 세계최고의 꿈 일군다”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세계 경제 불황의 여파에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게 경제의 기본 법칙이다. 부산에 본사를 둔 몇몇 기업들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벌이는가 하면 공격 경영으로 경제 위기 속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찾고 있다.》


기능성 신발 일본 중국 대만등서 대박

신발산업의 메카 명성 되찾아야죠

부산의 신발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경제 불황의 여파 속에서도 지역 신발업계가 해외 마케팅 확대 및 전략 브랜드 육성으로 예전의 명성 회복을 노리고 있다.

1990년 초까지 부산의 신발산업 수출 규모는 43억 달러. 신발업체 비중이 전국의 60%를 넘었다. 하지만 2006년 현재 수출액은 2억9300만 달러로 뚝 떨어졌다. 저가의 노동력을 찾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생산라인을 옮긴 데 따른 것.

이런 가운데 국내 신발업체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부산에서 기술력과 연구개발로 국내외에서 큰 성과를 올리는 기업도 있다. ‘마사이족 워킹’으로 알려진 기능성 신발시장에서 ㈜광성IND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기능성 신발 시장은 연간 40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20여 년 동안 기능성 신발을 제조해온 ㈜광성IND(www.srdkorea.com)는 2007년 하반기에 내놓은 다이어트 신발인 ‘SRD 슈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미주, 유럽으로 기능성 신발을 수출해 연간 2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쌓고 있다.

광성IND는 최근 일본의 니치만회사와 판매계약을 맺어 150여 개 백화점에 기능성 신발을 납품하기로 했다. 올해 현재 42개인 국내 대리점을 곧 100개 늘린다는 목표도 잡았다. 수출 또한 호조세를 보여 지난해 10월 중국과 대만에 수출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올해 벤처기업에 등록됐고 ISO9001(품질경영시스템)과 ISO14001(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받는 등 회사에 겹경사가 났다.

이 회사의 다이어트 신발에 대해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발뒤꿈치로 가는 체중부하를 줄여 발뒤꿈치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성장기 아동의 자세를 고정해 측만증 예방 및 무릎 성장판 자극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고무창 부분인 솔(sole)이 지면과 접촉할 때 쿠션 위나 잔디밭을 걷는 편안함을 주고 바이오 세라믹 천과 숯이 첨가돼 땀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점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헌 대표는 “앞으로 첨단 소재, 인체공학적 설계, 디자인을 개발해 SRD 슈즈를 부산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키워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기부… 헌혈… 나눌수록 행복해져요

사회활동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으로 유명한 부산의 향토 의류기업 세정그룹이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박순호 회장(62)은 지난해 12월 부산시청에서 열린 ‘희망 2008 나눔 캠페인 출범식’에서 부산에서 처음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그는 지금까지 모두 30여억 원을 기부했고 2006년에는 자녀의 결혼 축의금 1억100여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내놓았다. 올해 1월에는 회사 임직원의 참여로 모은 성금과 물품 4억여 원을 같은 곳에 기탁했다.

세정은 ‘희망 2007 나눔 캠페인’ 행사에서도 법인 명의로 현금과 물품 2억5180만 원, 박순호 회장 명의로 현금 1억120만 원 등 모두 3억5300만 원을 기부했다. 2006년과 지난해 행사에서도 각각 2억3000만 원씩을 내놓아 3년 연속 부산지역 기업 가운데 부산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세정은 2007년 설립한 ‘세정 장학회’를 통해 지역 중고교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방과 후 학교’ ‘장난감 도서관 조성 사업’을 벌이며 지역간 교육격차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정, 세정I&C, 세정과 미래, 세정건설, 세정21 등 그룹 임직원 190여 명이 참여한 ‘나눔 사랑, 헌혈행사’를 부산본사와 서울지사에서 각각 열었다. 헌혈 감소로 의료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것. 헌혈은 2007년 2월 경남 양산 물류센터 직원들이 헌혈에 참가한 이후 팀과 부서별로 이어지고 있다. 헌혈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 지난해 6월에는 임직원 280여 명이 한꺼번에 참가하는 대규모 헌혈 행사를 갖기도 했다.

세정은 이 밖에 복지단체 지원, 낙도 어린이 성금 보내기, 오순절 평화의 마을 지원, 스포츠 및 문화예술 활동 후원, 장애인 치아진료사업, 어르신 공원문화 만들기, 유니세프 국제기아대책기구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세정은 “불우이웃돕기, 세정장학회, 구호기관 지원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선진형 기업을 만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사회공헌과 나눔 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흙처럼 후덕하고 정직한 경영이 꿈

건강바람타고 내년 500억 매출 목표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의학입니다.’

1980년 이후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광고가 각광받더니 2000년대 들어 다양한 기능성 침대가 등장하면서 침대시장에도 건강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건강침대 시장 규모는 1500억 원가량. 이 가운데 돌 침대에 이어 흙 침대가 500억 원가량의 시장을 형성한다. 흙 침대 시장에서는 부산에 본사를 둔 ‘흙표 흙 침대’가 대표적인 업체로 꼽힌다.

흙표 흙 침대는 1994년 ㈜흙을 설립한 뒤 같은 해 미국에 첫 수출실적 1만8430달러를 올리며 주목받았다. 2007년 기준으로 회사 한 해 매출은 400억 원가량으로 흙 침대 시장의 8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이미 199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체에 무해하다는 인증을 받았고 독일 IENA 신기술발명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할 만큼 기술력을 인증받고 있다. 1996년에도 한국 발명특허를 등록한 데 이어 2002년 신기술 벤처기업 확인서 획득, 2005년 우수기업대상 최우수상, 2007년 부산 중소기업인 대상을 수상했다.

흙 침대는 온돌방의 편안함과 서구식 침대문화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다. 전열판 위에 황토와 약쑥 당귀 창출 등 한약재와 해조류를 섞어 반죽한 것을 깔고 코르크 송진 등으로 마감하는 원리. 회사 관계자는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누적된 피로를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돕는다”며 “황토 점토 백토를 원적외선 발생량이 가장 큰 비율로 배합해 효과가 탁월하다”며 고 소개했다.

흙 침대는 부산공장에서 보료(흙 판)를 제작하고 가구와 부품은 협력업체에서 제공하며 전국 60여 개 대리점과 주요 백화점을 통해 판매한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이 20∼30%씩 증가해 내년도 매출 목표를 500억 원으로 잡았다. 인기 트로트 가수 장윤정이 흥겨운 리듬에 익숙한 CM송을 부르면서 여러 계층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흙표의 경우 난립하고 있는 일부 유사품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흙 침대 개발자이기도 한 강무웅 회장이 “철판에 부직포를 붙여 흙물만 바르거나 모래, 자갈 등을 화공약품과 섞어 만든 제품까지 있다”고 토로할 정도다. 강 회장은 “회사명을 ‘흙’이라고 했듯이 흙처럼 후덕하고 정직한 경영을 펼쳐 소비자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얻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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