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 따른 수출증대 효과 줄어

  • 입력 2009년 4월 6일 02시 53분


환란이후 절반수준으로

원화가치 하락이 수출 증가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효과가 외환위기 이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은 5일 발표한 ‘환율 변동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수출과 수입,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크게 약화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1995년까지는 수출이 0.5% 이상 증가했지만 1999년 이후로는 증가폭이 0.3% 이하로 떨어졌다. 수입의 경우도 1995년 말부터 1997년 중반까지는 환율이 1% 오르면 수입이 0.6∼1.0% 감소했으나 1999년 이후에는 감소 폭이 0.5% 이하로 둔화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효과가 외환위기 이후 크게 약화된 것이다.

김용복 한은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정보기술(IT) 제품처럼 환율 변동보다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제품과 원유, 중간재 등 탄력적으로 물량을 조절하기 힘든 제품의 교역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이 성장률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전(1981년 3분기∼1997년 2분기)에는 환율이 1% 높아지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2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까지 포함(1981년 3분기∼2008년 2분기)하면 GDP 증가폭이 0.12%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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