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명차 꿈꾸는 ‘뉴 에쿠스’…우리 자동차기술 여기까지 왔다

  • 입력 2009년 2월 19일 16시 38분


(박제균 앵커) 현대자동차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신형 에쿠스를 17일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이번 에쿠스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와 기술협력을 통해 생산했던 기존 에쿠스와 달리 대부분 독자기술로 만들어져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김현수 앵커) 신형 에쿠스 개발을 계기로 한국의 자동차 산업 기술이 어떤 수준에 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산업부에서 자동차를 담당하고 있는 석동빈 차장이 자리에 나왔는데요. 석 차장. 우선 신형 에쿠스가 기존 한국 자동차와 달라진 점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시죠.

(석동율) 네. 뉴 에쿠스에는 현재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최신 기술이 거의 모두 적용됐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얼마 전에 나온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와 비교해서도 13종류의 신기술이 적용됐는데요. 차선을 이탈하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는 차선이탈 방지장치 시스템이 들어갔습니다. 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거나 급격한 운전대 조작을 하는 등 사고가 예견될 때 안전벨트를 잡아당겨서 미리 충돌에 대비하는 프리세이프 기능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기술들을 모두 적용한 회사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렉서스 밖에는 없었습니다.

인터뷰)박진영 차장 / 현대자동차주식회사 국내상품팀

"기존 에쿠스가 가진 브랜드 자산만 계승했을 뿐이지 실제 차량의 상품 경쟁력은 세계 탑 클래스 프리스티지 세단이라고 할 수 있는 벤츠 S 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 460과의 직접 경쟁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신형 에쿠스의 등장으로 한국 자동차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고 봐도 되는 것일까요.

(석) 일단 외형상으로는 고급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나 BMW의 7시리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첨단 안전장치나 편의장치가 들어갔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역동적이면서 럭셔리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첨단기술은 일부 자체개발한 것도 있지만 해외 자동차 부품회사와 협력을 통해 공급받은 것도 많습니다. 국산화율은 일반 중소형차가 90%를 넘는 데 반해 뉴 에쿠스는 8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앵커) 기술의 일부를 사다가 쓴다면 아직은 독일이나 일본 자동차 회사의 기술수준과는 제법 격차가 있다고 봐야 하나요.

(석)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벤츠와 BMW도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는 외부 회사에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기는 합니다. 모든 부품을 자체 개발하는 것보다는 일부는 전문 부품회사의 것을 사다 쓰는 게 비용도 낮출 수 있고 완성도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첨단 장비나 기술을 사다가 쓴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자동차에 최적화하고 최종적으로 상품성 있게 내놓는 데는 상당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의 종합적인 자동차제조 기술은 선두권의 90%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 앵커) 구체적으로는 한국 자동차 기술의 어떤 부분이 많이 발전했고 어떤 부분은 아직 미흡한 점이 있나요.

(석) 조립기술면에서는 외국 유명회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차체 설계와 디자인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그러나 엔진이나 변속기 등 동력계통 부분과 차의 승차감과 핸들링을 결정하는 서스펜션은 아직 선두권과는 약간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는 아직도 제법 격차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김 앵커) 뉴 에쿠스는 한국산 초대형차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석) 최고급 자동차는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해서 꼭 잘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파워가 강해야 하는데 현대자동차는 그런 측면에서 아직은 불리한 편입니다. 특히 에쿠스는 미국에서 럭셔리클래스로 분류되는 5만 달러 이상으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판매가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미국시장에 진출한 제네시스가 일단 절반의 성공은 거뒀기 때문에 현대차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과 함께 이번 기회로 현대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여보겠다는 포석을 풀이됩니다.

현대차가 1986년 포니로 미국 시장을 노크한 이후 20년이 넘었지만 아직은 저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브랜드의 한계 때문에 좋은 차를 만들어도 미국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죠.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포니 수출 이후 최대의 모험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성패의 여부에 따라 현대차의 평가는 크게 엇갈릴 전망입니다.

(박 앵커) 석 차장,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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