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체험, 꼭 농장에 가야 하나요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농협유통, 마트서 하는 ‘우리 농산물 어린이 현장 견학’ 인기

“여러분∼, 우리 다함께 오이를 불러볼까요?”

“네∼. 오이야, 빨리 나와라.”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하나로마트 농산물 코너. 몸통만 한 장바구니를 든 어린이 30여 명이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을 반짝였다.

잠시 뒤 아이들 앞에 오이 모양 탈을 쓴 사람 인형이 나타났다.

“오이다!” “사람이야!” “아니야!” “저기 눈 보여!”

오이 인형에 이어 소 인형, 배추 인형이 등장하자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이 아이들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고등어린이집’ 원생들. 농협유통이 양재하나로마트에서 주 1회 운영하는 ‘우리 농산물 어린이 현장 견학’을 체험하러 왔다.

이 견학 프로그램은 우리 농산물에 익숙지 않은 도시 어린이들에게 우리 농산물을 경험할 기회를 주고, 마트 안 농산물들을 직접 장바구니에 담으며 경제 감각도 기를 수 있게 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원일 농협유통 홍보팀장은 “2006년 11월 시작돼 벌써 인근 지역 유치원생들은 한 번씩 다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지난해에만 1500명의 어린이가 참가했다”고 전했다.

4500평 규모의 마트 안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친환경 양곡, 채소, 과일, 생선 등이 가득했다. 아이들은 야채 모양 탈을 쓴 마트 직원들과 함께 1시간가량 매장을 돌며 ‘농산물 탐험’을 했다.

어린이들은 마트 도우미가 잘라준 먹음직스러운 주홍빛 생고구마 조각을 아삭아삭 씹어 먹기도 하고, 난생처음 정미기 앞에서 ‘갈색 쌀’이 ‘흰색 쌀’로 변신하는 과정을 놀라운 눈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매장 견학이 끝나갈 때쯤 아이들의 장바구니에는 귤, 사과, 오이, 팽이버섯 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 농수산물들은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는 것이라 했다.

아이들을 인솔해온 최옥련 고등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에게 우리 먹을거리를 직접 체험하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며 “편식 등 아이들의 식생활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하선영(20·연세대 사회학과 2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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