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 600명 물갈이 본사 1200명 현장 발령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관리서 효율로” 해외총괄 책임자 대거교체

질적 구조조정으로 ‘현장 완결형 조직’ 추구

삼성전자 임원 약 900명(신규 선임 61명 포함) 중 600명 안팎이 새로운 보직을 받거나 옷을 벗는다.

본사 경영지원총괄 부문의 폐지로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 있던 약 1400명의 본사인력 중 1200명 안팎은 경기 수원과 기흥, 충남 탕정 등 현장 사업부로 재배치된다.

삼성전자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 내용을 발표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부문별 인사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경영지원총괄과 기술총괄 조직을 없애고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등 4개 사업총괄을 디바이스솔루션(DS)과 디지털미디어앤커뮤니케이션스(DMC) 2개 부문 10개 사업부 체제로 통합 재편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부품과 완제품은 삼성에서 쓰는 말로 ‘업(業)의 본질’이 다른 분야”라며 “부품 부문은 수율이 중요한 반면 완제품은 10개 중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1, 2개만 대박을 터뜨리면 되는 확률 산업”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윤우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은 DS부문에는 △메모리 △시스템LSI △스토리지 △LCD 4개 사업부가 배치됐고, 최지성 사장이 이끄는 DMC부문은 △영상디스플레이 △프린터 △생활가전 △무선 △네트워크 △컴퓨터 등 6개 사업부로 나뉜다.

무선개발실장으로 근무해 온 신종균 부사장이 무선사업부장에 발탁됐고, 경영혁신팀장이었던 남성우 전무와 메모리반도체 전문가인 변정우 전무가 각각 컴퓨터사업부와 스토리지사업부를 책임진다. 나머지 7개 사업부장은 변동이 없다.

이인용 부사장은 “전 임원의 3분의 2 이상이 직함이 바뀌는 삼성전자 창립 이래 최대 인사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며 “통상적 의미의 구조조정이 아닌 질적 구조조정으로 ‘관리의 삼성’에서 ‘효율의 삼성’으로 탈바꿈하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해외총괄 책임자도 대거 교체됐다.

오동진, 양해경, 이현봉 사장의 동반 퇴진으로 공석이 된 북미, 구주, 서남아총괄에는 최창수 부사장, 신상흥 부사장, 신정수 전무가 각각 포진해 위기 돌파의 선봉에 선다. 국내영업본부가 격상된 한국총괄은 박재순 전무가 맡았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 경영지원총괄 인력이 대거 현장으로 이동해 ‘현장 완결형’ 조직으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경영지원 △법무 △자금 △홍보 △IR팀 등 5개 팀 200여 명만 서울 본사에 남고 나머지 글로벌마케팅실, CS(고객만족)경영센터, 디자인경영센터, 경영기획팀, 경영혁신팀, 해외지원팀, 구매전략팀, 인사팀 등은 모두 현장으로 전진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이윤우 부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삼성 사장단협의회 회의에서 이번 조직개편의 성격에 대해 “본사 조직을 축소해서 현장을 강화하고 스피드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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