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 이긴 직원화합이 최대 무기”

  • 입력 2009년 1월 21일 02시 54분


19일 대구 지역을 방문한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왼쪽부터),전국경제인엽합회 조석래 회장, 무역협회 이희범 회장 등 3개 경제단체 회장단이 중소기업 관계자들에게 애로사항을 듣고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생 인턴기자 하선영(연세대 사회학과 2학년)
19일 대구 지역을 방문한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왼쪽부터),전국경제인엽합회 조석래 회장, 무역협회 이희범 회장 등 3개 경제단체 회장단이 중소기업 관계자들에게 애로사항을 듣고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생 인턴기자 하선영(연세대 사회학과 2학년)
■ 中企人- 경제3단체장 ‘불황 대응’ 현장 토론

“외국인 근로자 숙식비 큰 부담” 하소연도

3단체장 동시 방문엔 “진작했어야” 반응

“우리 경쟁력은 이제 중소기업에서 나옵니다.”

19일 대구지역 중소기업 방문에 나선 전국경제인엽합회 조석래 회장, 무역협회 이희범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등 경제계를 대표하는 3개 경제단체 회장단은 이날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중소기업인들도 3개 경제단체장에게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날 현장에서 쏟아져 나온 어록을 통해 지방 중소기업계의 명암을 살펴본다.

○ 외국인 근로자 문제

“외국인 근로자들은(의사소통 등의 문제로) 생산성이 낮고 너무 비쌉니다.”

섬유염색 가공업체인 A실업의 C 사장은 경제단체장들을 맞아 이렇게 하소연했다. 내국인은 휴일이나 주말에 특근을 시킬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야 하는데 이들이 내국인과 같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조석래 회장도 “기업이 부담해온 외국인 노동자의 숙식비를 본인이 부담토록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차별을 두는 것은 국제적인 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는 고용 및 직업 차별에 대한 협약(제111호 협약)을 정해 국적에 따른 임금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 외환위기의 교훈

“저희는 외환위기 때 배운 게 많습니다.”

절삭공구 제조업체인 A사는 주거래처인 자동차업체가 설비투자를 줄이는 바람에 매출이 감소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A사는 감원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직원의 사기와 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A사는 특근을 줄이고 직원들에게 돌아가면서 휴가를 내도록 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80억 원가량의 금융기관 부채가 있지만 무리한 확장을 경계한 덕분에 현금만 수백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 이례적 행사

“사실 경제단체장끼리 무언의 경쟁 같은 게 있지 않습니까. 이번 행사는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날 일정을 소화한 경제단체장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현장 방문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현지 중소기업 관계자들에게 각자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원 약속을 경쟁적으로 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이례적이라는 사실은 경제단체들이 서로 힘과 지혜를 모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그동안 소홀했다는 점을 말해준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형편이 너무 어려워 제발 와서 우리 이야기 좀 들어 달라는 민원을 그동안 수차례 했다”고 전했다.

대구=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