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위기 또 오나” 전세계 증시 일제히 휘청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글로벌 신용경색의 공포가 도지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약 한 달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올 들어 첫 급락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나쁜 기록이 쏟아졌다. 김재명 기자
글로벌 신용경색의 공포가 도지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약 한 달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올 들어 첫 급락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나쁜 기록이 쏟아졌다. 김재명 기자
은행 실적 악화 - 실물경제 침체 장기화 우려

코스피 71P 급락… 원-달러 환율 44.5원 급등


한동안 진정 국면을 보였던 국내외 금융시장이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이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로 다시 출렁이고 있다.

14, 15일(현지 시간) 미국과 유럽,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3∼6% 급락세를 보였고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원화 가치와 주가, 채권값이 모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15일 한국의 코스피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인 71.34포인트(6.03%) 급락해 1,111.34로 마감했다.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전날보다 44.5원 급등하며 139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지난해 12월 12일(1,103.82) 이후 최저, 환율은 같은 달 10일(1393.8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15%로 전날보다 0.21%포인트 급등(채권값은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세를 보여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415.14엔(4.92%) 내린 8,023.31엔으로 마감돼 8,000엔 선이 위협받았고 대만 증시도 4.44% 떨어졌다.

이번 금융시장 불안은 △세계적인 금융회사의 부실 등 신용경색 재발 공포 △기업 실적 악화 및 도산으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 △각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 등이 맞물리면서 확산됐다.

특히 씨티그룹과 도이체방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지난해 ‘리먼브라더스 쇼크’에서 살아남은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지금처럼 적자가 누적되면 앞으로 언제든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소비 위축을 알리는 경제지표와 기업들의 파산 소식이 잇따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이런 불안 장세가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에는 기업들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돌아서기 힘들어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주까지 주가는 30%가량 올랐지만 기업들의 이익전망치는 거꾸로 후퇴한 것이 증시에 부담을 줬다”며 “투자자들도 기업 실적이 언제쯤 좋아질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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