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만 소비자 잡아라” 쇼핑 대전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반경 4km내 대학 10여개 ‘젊은 상권’

롯데-현대백화점에 이어 이마트 오픈

현대복합몰-홈플러스 2010년 문열어

《지난달 16일 문을 연 서울 성북구 길음동 이마트 미아점은 2006년 폐점한 신세계백화점을 재단장한 점포다. 평일 이 점포를 찾는 고객은 7000∼8000명, 주말에는 최대 1만5000여 명에 이른다. 이마트의 다른 점포 평균 고객 수가 평일 5000∼6000명, 주말 최대 1만30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넘는 수준이다.》

○ ‘미아 상권’으로 찾아든 유통 4강

대형마트가 전무하던 서울 성북구 길음동, 미아동, 하월곡동 등 일대 상권이 대형마트들의 격전지로 바뀌고 있다.

이마트에 이어 백화점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도 동일하이빌이 하월곡동에 짓는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에 1만6500m²(5000평) 규모로 첫 대형마트 점포를 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길 건너 현대백화점 미아점과 함께 복합쇼핑몰을 구성하는 형태로 2010년경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업계 2위인 홈플러스 역시 2010년께 극동건설이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코업스타클래스 지하 2개층에 점포를 들이기로 했다. 현대와 홈플러스의 출점이 완료되면 이마트를 비롯한 세 대형마트는 모두 반경 1km 안에 위치하게 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 일대 월 소득은 서울 평균 소득의 84% 수준에 불과하지만 뉴타운 개발로 대형마트 주소비층인 아파트 거주 인구 비율이 2003년 30.3%에서 현재 42.4%로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백화점업계 1, 2위인 롯데와 현대는 이미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 부근에서 길 하나 차로 접전 중이다. 두 백화점 간 거리는 600m에 불과하다. 롯데는 2006년, 현대는 이보다 앞선 2001년 문을 열었다.

○ 인근 뉴타운 개발 등 상권 확대

롯데, 신세계, 현대, 홈플러스 등 국내 유통 4강이 미아 삼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1km 안에 점포를 내며 고객 잡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이 일대가 인구밀도가 낮은 주택 중심의 주거 환경이었지만 미아 삼거리를 중심으로 길음뉴타운, 미아뉴타운, 장위뉴타운 등 지역 개발이 집중되면서 대단위 아파트 입주, 도로 정비로 상권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잠재 고객만도 112만 명. 유통업계에서 접근성이 용이한 5∼10km 이내로 분류하는 1차 상권에 속하는 지역은 성북구 미아동, 길음동, 돈암동, 하월곡동 및 강북구 수유동, 번동 등지의 22만 가구, 67만 명이다. 하지만 경전철 등 교통수단이 개선되면 도봉구 일대와 성북구 정릉동, 안암동, 석관동까지 상권이 커지면서 이 지역 13만 가구, 45만 명도 2차 상권 안에 포함된다는 계산이다.

또 미아 삼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4km 안에는 고려대, 성신여대, 동덕여대, 국민대, 경희대 등 10여 개 대학이 몰려 있다. 강북, 성북, 도봉, 노원 등 인근 상권까지 포함하면 20여 개 대학, 28만 명의 대학생과 66개 중고교의 학생 7만5000여 명도 잠재 고객이다.

경기 불황에도 씀씀이를 크게 줄이지 않는 이 지역 10, 20대 젊은 고객들도 유통회사들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이런 상권의 특성을 반영해 롯데백화점은 미아점의 2층 여성 캐주얼 매장을 10, 20대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편집매장 형식으로 꾸미고 내년에 롯데시네마를 열 계획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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