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韓商대회 “고국에 달러 보냅시다”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2분


“국내계좌 개설 - 中企주식 갖기 운동 펼칠 것”

“외국선 한국 강성노조 고개저어” 쓴소리도

제7차 세계한상(韓商)대회가 28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속의 한상, 넓어지는 우리 시장’이라는 주제로 개막했다.

재외동포경제단체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재단 등이 주관하는 이번 한상대회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35개국에서 온 한상 1200여 명과 국내 기업인 등 모두 3000여 명이 참여했다.

▶본보 24일자 A12면 참조

▶ “바이 코리아 우리가 앞장” 천군만마 韓商들이 온다

재외동포 기업인들은 특히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원화 환율 급등(원화가치 급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국에 달러 보내기 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했다.

한상대회 7차 대회장을 맡은 승은호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회장은 대회사에서 “한민족 특유의 개척정신과 추진력으로 중국 ‘화상’을 뛰어 넘어 새로운 협력모델의 네트워크로 성공하려면 한상과 정부, 국내 기업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개회선언에서 “한상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은 모국을 부강하게 하고 재외동포의 권익과 지위를 향상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개회식 축사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제 전체가 매우 어렵지만 국내외 동포 기업인들이 구축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상대회 운영위원 32명은 ‘제13차 한상대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세계 경제의 어려움을 모국(母國) 또한 비켜나갈 수 없음을 절감하고,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선진 일류국가 건설’에 적극 동참하자”며 ‘제주 한상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전 세계 한상을 비롯한 재외동포들이 모국 계좌 개설을 독려하고 동포 사회에서 한인회와 협력해 ‘달러 보내기 운동’을 적극 펼치고 △어려움을 겪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모국 유망 중소기업 주식 갖기 운동’도 벌이며 △한국의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참석한 주요 재외동포 기업인들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진철 미국 로열아이맥스 회장은 “미국의 동료 기업인들에게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올랐으니 한국에 투자 좀 하라고 권유하면 ‘한국=강성노조 국가’라고 고개를 흔든다”며 “불법 시위를 없애 투자자가 환영받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석화 미국 월셔은행 이사장은 “정부는 정책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기업은 투명성을 개선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영 라오스 코라오그룹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 위주의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와 장기적 안목의 선별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용수 호주 코스트그룹 회장은 “한국이 진정으로 세계화하려면 일상생활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는 데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대회는 30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서귀포=김유영 기자 abc@donga.com

韓商 한국투자는 3년새 11분의 1로

“투자환경 5점만점에 2.75” 작년 633억원 그쳐

세계한상대회에 참가한 동포 기업인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세계한상대회를 주관하는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한상대회에서 이뤄진 한상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 규모는 4318만 달러(약 633억 원)로 2006년(1억1251만 달러)보다 61.7% 줄었다.

한상들의 한국 투자 규모는 2004년 4억9969만 달러에서 2005년 2억9372만 달러로 크게 줄어든 뒤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한상대회에 참가한 한상 4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0%는 ‘모국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들이 평가한 한국의 투자 환경은 5점 만점에 2.75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연 매출 10억 달러대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기업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에 400실 규모의 호텔을 지으려 사전 조사까지 했지만 노조와 수도권 규제가 걸려 호텔 건립 계획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서귀포=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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