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RB 금리 0.25%P 인하…미국 또 내렸다, 한국의 선택은?

  • 입력 2008년 5월 2일 02시 59분


美 시장 ‘활기’지난달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중개인들이 경쟁적으로 주문을 내고 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방기금금리를 2.25%에서 2.0%로 내렸다. 미국 금융권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당분간 FR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美 시장 ‘활기’
지난달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중개인들이 경쟁적으로 주문을 내고 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방기금금리를 2.25%에서 2.0%로 내렸다. 미국 금융권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당분간 FR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연방기금금리를 2.25%에서 2.0%로 내리면서 한국 정책금리와의 격차가 3%포인트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8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3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치(연 3.5%)를 4개월 연속 웃돈 데 이어 1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4.1%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나자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미국 금리인하 행진 중단 가능성 커져

미국은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본격화한 이래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5.25%에서 2.0%로 3.25%포인트나 내렸다.

하지만 미국도 인플레이션의 우려로 이러한 ‘금리인하 랠리’를 더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FRB가 지난달 30일 금리인하 결정 후 발표한 ‘성명서’에는 몇 개월 동안 빠짐없이 등장해온 ‘경기하강 위험(downside risks to growth)’이라는 문구 대신 ‘인플레이션 우려(uncertainty about the inflation)’라는 표현이 새로 등장했다.

이에 대해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젠버그 씨는 “FRB가 금리인하 중단을 암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금융시스템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판단하고 이제는 ‘좀 두고 보자’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미국 내에서는 금리인하로 인한 혜택보다 폐해가 더 크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하로 금리를 내리지 않은 유럽과의 금리 차가 확대됐고, 이는 달러화 가치하락을 부추기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해왔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달러의 대체 투자처인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르기 때문이다.

○ 전문가들 “물가보다 경기하강 정도가 더 문제”

국내에서는 각종 경제지표가 급속히 나빠지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돼 있다.

한은이 최근 밝힌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에 그쳤다.

통계청은 최근 “3월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다”며 “경기상승 국면에서 하락 국면으로 전환하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이후 “경제 성장이 몇 달 전 예상한 것보다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불어넣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지난달 30일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3년 만기)는 13개월 만에 최저치인 연 4.88%로 떨어졌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물가보다는 실물경기 부진에 중점을 둬야 할 때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경기하강기에는 금리를 내려도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아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며 “실물경기와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5월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노동절로 휴장한 가운데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0.60% 하락했다. 이에 앞서 미국 뉴욕증시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0.09%와 0.55% 하락해 금리인하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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