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감 떨어지자, 삼성-LG 펑펑 터진다

  • 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모토로라 등 시장변화에 둔감 판매 부진

삼성-LG전자 中 점유율 상승 반사이익

올해 들어 세계 휴대전화 1위 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를 비롯해 미국 모토로라(3위), 스웨덴과 일본의 합작회사인 소니에릭손(4위)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만 유독 좋은 실적을 올리는 이유는 무얼까.

20일 휴대전화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올해 1분기(1∼3월) 휴대전화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800만 대가 줄어든 1억1550만 대에 그쳤으며, 매출액도 16% 감소했다.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손도 각각 휴대전화 사업을 분리해 구조조정에 들어갔거나 일본 내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달리 LG전자는 1분기 판매량(2440만 대)과 매출액(3조1950억 원)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삼성전자도 판매량과 수익성면에서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와 같은 선전(善戰)의 비결로 모토로라의 ‘몰락’에 따른 혜택을 꼽는다.

유럽시장에서 강한 노키아와 소니에릭손에 비해 북미 시장에서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각각 북미시장서 2, 3위)가 모토로라의 판매량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시장의 16.2%(2007년 연간)를 점유한 모토로라가 지난해 4분기(10∼12월) 12.4%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동안, 시장점유율을 11.4%(2007년 연간)에서 13.2%로 올리며 수혜를 입었다.

두 번째 비결은 세계적 히트 모델인 미국 애플의 ‘아이폰’, 캐나다 림의 ‘블랙베리’와 같은 제품의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잡는 ‘캐치 업’ 전략이 주효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하이브리드’ ‘인스팅트’ LG전자의 ‘뷰티’ ‘비너스’ 등의 휴대전화는 아이폰의 터치스크린, 뮤직폰이라는 트렌드를 가장 빨리 따라잡은 경쟁제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캐치 업’ 전략은 각각 블랙베리와 아이폰을 따라잡은 삼성전자의 ‘블랙잭’과 LG전자의 ‘보이저’가 100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성공적이었음을 입증했다.

반면 모토로라는 시장조사기관인 ROA그룹으로부터 “클래식(전통)에 집착하다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 ‘레이저’의 성공이 모토로라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셋째 비결로 중국, 인도, 동유럽 등 신흥 시장에서의 성공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베이징 올림픽 연계 마케팅을 위한 특화 제품을 중국 시장에 잇달아 내놓고 있으며, LG전자도 상대적으로 약했던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의 1분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36%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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