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특별기고/산학협력-교류가 미래의 경쟁력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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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P&G, 화이자, 인텔 등 선진 기업들은 전통적인 연구개발(R&D) 전략을 ‘커넥트개발(C&D·Connect & Development)’이라 불리는 개방형 기술혁신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비를 줄이고 매출과 이익을 높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신약개발 회사들의 관심도 높다. 개발 초기단계의 신약 후보물질 관련 기술을 대학이나 연구소로부터 확보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뒤 이를 다국적 제약사에 넘기는 2차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이다. 수조 원대에 이르는 신약물질의 국제시장이 대학과 신약개발 회사들에 신세계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대학은 박사급 연구 인력의 약 80%가 연구하고 있는 첨단기술의 보고(寶庫)다. 그러나 부족한 기술이전 역량과 산업체의 인식부족 등으로 인해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일부 기술만이 이전되고 있는 실정이다. 원천기술은 물론 실용화가 가능한 많은 기술들이 사장되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기술 혁신을 원하는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기술이전 조직에 다양한 역량이 요구된다. 대학 내 우수 기술을 확보해야 하고 마케팅 활동을 통해 기술도입을 원하는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 기술이전 조건 협상과 계약 체결, 사후 관리 등의 여러 과정에도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하다. 지적재산권 관리와 연구개발 계약, 기술 이전 등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라는 얘기다.

신뢰도 중요하다. 내부에 있는 교수와 외부에 있는 기업 양쪽 모두로부터 신뢰를 얻는 전문가만이 원활하게 기술이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이 대학의 기술이전 조직을 지원하는 ‘커넥트 코리아’ 사업을 전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내 산학 교류와 협력은 대학과 기업의 인식과 이해의 차이 때문에 발전이 더딘 상태다. 그러나 최근 대학들이 기업에 선보이기 위해 이술이전 설명회나 기술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올해 10월에는 국내 대학이 상반기에 특허출원한 신기술 3000여 건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대학 미공개 신기술 투자 박람회’를 개최해 도입 기술을 탐색하던 300여 기업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치열해지는 국제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기술 모방 전략을 뛰어넘는 새로운 연구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첨단 기술의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학에 잠자고 있는 기술을 깨우는 데 그 답이 있다.

김석호 한국학술진흥재단 산학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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