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길라잡이]美 경기침체 대비 공격보다는 방어 전략을

  • 입력 2007년 11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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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되는 듯하면 다시 떠오르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충격파가 또다시 주식시장을 괴롭히고 있다.

공교롭게도 중국과 인도 주가 역시 고점을 형성한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어느 한구석 의지할 언덕이 없어진 채 잠재된 악재만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모습이다.

국내 주가 상승을 이끌어 왔던 산업재(건설, 조선 등)와 소재주(철강, 화학)의 동반 부진은 국내 증시를 뒷걸음질치게 하고 있다. 선도주 부진의 틈새를 통신과 제약 등이 메우고는 있으나 취약해진 분위기를 추스르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문제가 된 것은 신용경색이 결국은 소비 위축을 통해 미국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과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기인한 금융회사들의 부실 규모를 가늠할 수 없어 위험의 크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그런데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심이 불거지면서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을 막아 보겠다는 취지로 미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는데 고유가와 약(弱)달러라는 부작용이 심화돼 이제는 미국 경제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게 됐다.

미국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투자자는 일단 공격보다는 방어를 주요 전략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기존 주도 업종이었던 조선, 철강, 해운업종이 쉬는 사이 통신, 내수 관련 유통, 제약업종이 힘을 냈지만 이들로 시장이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버텨 낼 수는 없다. 틈새를 공략할 수는 있어도 조정을 이겨 낼 수 있는 규모가 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비주류라 할지라도 빈틈을 메워 주는 업종이 있다는 것은 아직 투자자들이 시장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준다.

또한 국내 증시를 둘러싼 펀더멘털과 수급의 기조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가 우선이기는 하나 추가적인 하락은 또 다른 매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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