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가예측 해마다 틀렸다…2004년 이후 번번이 빗나가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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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 4년간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동안 정부의 유가예측이 번번이 빗나가면서 정부 정책운용은 물론 기업 경영에도 혼선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04년 이후 에너지 관련 공기업과 국책연구기관, 민간 경제연구소 등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해 연도별, 분기별 유가 전망을 해 왔다.

그러나 전문가협의회 전망치와 실제 유가의 차이가 최고 10달러 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고유가 흐름 놓쳐 갈팡질팡

국제 유가 급등은 2003년 조정기를 거쳐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4년 초만 해도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30달러 미만이었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에 기초해 2004년 유가 전망을 연평균 23.5달러로 잡았지만 실제 유가는 33.64달러로 10달러 이상 차이가 났다.

2005년은 더 심했다. 2005년 초 정부가 내놓은 전망치는 ‘30달러대 초반’이었으나 실제로는 연평균 49.37달러로 수직 상승하면서 이때부터 정부가 전 세계적인 ‘고유가’ 흐름을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도 전망(50∼55달러)과 실제 유가(61.55달러)의 차이가 컸다. 올해도 정부는 “하반기(7∼12월)에 65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 내다봤지만 실제 올 3분기(7∼9월)에 70달러, 4분기 들어 10월 1일부터 26일까지 평균 가격이 76.36달러로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에는 고유가 흐름이 진정되면서 서너 달가량 숨고르기를 했지만 정부는 이 흐름도 놓쳤다.

당시 정부는 “최근 유가 급락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며 9월 이후 당분간 60∼65달러대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지난해 4분기 내내 내림세를 보인 유가는 올해 1월 51달러대까지 추락했다.

○ “유가 변동성 심해 예측에 한계”

정부의 유가 전망은 경제 성장률은 물론이고 대외무역수지, 예산안 등 거시경제 운용에 큰 영향을 준다.

또 산업계에서도 향후 경영 계획을 세울 때 유가가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부의 유가 전망은 중요성이 높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1998∼2006년 비축유를 제때 못 사 낭비한 예산이 최고 1억6000만 달러나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물론 요즘 같은 ‘대급등’ 시대의 유가 예측은 해외 전문기관들도 빈번히 틀릴 만큼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가는 돌발 변수가 많아 환율과 주가처럼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 전망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현재와 같은 오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이에 대해 구자원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유가전문가 협의회에 더 많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예측력 향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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