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에 붙이는 ‘요술 스티커’…재고-가격 등 모든 정보가 쏙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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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부터 교보문고의 서울 광화문, 강남, 잠실 매장을 찾은 고객 가운데 일부는 책을 살 때 계산대에서 줄을 서지 않고 휴대전화로 곧바로 책값을 지불하고 있다. 전자태그(RFID)를 활용한 SK텔레콤의 ‘터치북’ 서비스 덕분이다. 서점에서 무료로 빌려 주는 리더(판독기)를 휴대전화에 부착한 뒤 책에 붙어 있는 전자태그에 갖다 대면 각종 도서정보도 읽을 수 있고 결제도 할 수 있다. 초소형 전자칩을 무선으로 인식해 먼 거리에서도 위치를 추적하거나 칩 속에 담긴 정보를 읽어내는 RFID 기술이 제조 공장, 물류 창고, 건설 현장 등에 빠른 속도로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RFID 혁명’에 뒤처지는 기업은 머지않아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국내외에서 확산되는 ‘RFID 혁명’

삼성전자는 충남 온양 반도체 공장과 중국 쑤저우(蘇州) 공장에서 미국 실리콘밸리로 보내는 반도체 상자에 RFID 태그를 부착해 재고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재고 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시스템통합(SI)업체 삼성SDS는 RFID 시스템을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미국 법인 창고 입출고 시간을 평균 2시간 6분에서 54분으로 줄였다.

윤심 삼성SDS 상무는 “RFID는 시범단계를 넘어서 기업의 시스템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태그와 판독기 값이 더 떨어지면 물류 및 고객관리에 혁명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타운’ 공사 현장에서 철골, 레미콘 등 건설자재를 실은 트럭이 몇 대나 들어왔는지, 공사 인력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루에 몇 시간이나 일했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RFID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물류회사인 CJ GLS는 2005년 1월 시범적으로 경기 덕평센터에 RFID 시스템을 도입해 제품을 창고에 들여와 보관하다가 판매점으로 다시 출고하는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30% 줄였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유통 관련 표준기술을 정하는 세계 최대의 유통 관련 민간기구인 ‘GS1’ 총회에서는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RFID 활용 사례 발표가 줄을 이었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 월마트는 3년 전 ‘재고 없는 판매’를 목표로 RFID 기술을 시범 도입했으며 현재 미국 내 1000여 개 점포에서 RFID 시스템을 통해 재고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이 물건을 사려고 해도 매장 내 재고가 없는 품절률을 20% 줄였고 작년에만 2280만 달러의 비용을 줄였다.

○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RFID

RFID는 기업의 비용 절감 기술로만 사용되지 않고 일상생활 곳곳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말부터 RFID를 이용해 수혈용 혈액과 약품 등을 관리한다. 환자에게 정확한 혈액과 약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으로 재고량을 파악해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관 전시 작품에 RFID 태그를 부착해 관람객이 미술품 근처에 다가서면 단말기를 통해 각종 안내를 받을 수 있는 ‘u-뮤지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10월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거리에 붙은 영화 포스터에 휴대전화만 갖다 대면 영화정보를 보고 예매까지 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뮤지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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