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타결]한미동맹 강화로 연결되나

  • 입력 2007년 4월 2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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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안보적 측면의 한미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FTA 체결을 통해 양국의 결속이 경제 영역에까지 확대되면 한국전쟁을 통해 맺어진 한미동맹이 더욱 견고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의 기대 섞인 전망이다.

한미 FTA는 군사적 동맹 강화 목적 보다는 경제정책적 고려에 따라 추진돼 왔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설명이지만 FTA가 체결되면 한미동맹의 질적 강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찬성론자들의 견해다.

이들은 한미 FTA가 통상 확대라는 경제적 목적과 안보관계 강화라는 정치·군사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혼합 목적형 FTA'의 선도적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미동맹 군사구조 재조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과도기적 시기에 체결된 FTA는 양국관계를 실질적인 포괄동맹으로 승격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또 FTA를 통해 진전될 양국의 경제 협력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관 공유를 재확인하게 함으로써 양국간 포괄적인 안보협력의 기틀을 공고히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경제적으로 양국이 결속하면 자연스럽게 불법이민·마약·테러 등 초국가적 범죄에 대처하는 양국 공동의 노력도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양국의 포괄적 안보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한미 FTA의 정치경제학'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정치적으로는 안보 위주의 한미동맹을 경제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킴으로써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안보의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한국의 안보 리스크가 줄어든다면 동북아 경제권 허브 전략 추진에 필수적인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북아 경제허브 구상의 일환으로 FTA를 핵심적인 통상전략으로 추진해온 참여정부가 올해까지 50개국과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출시장을 확보, 안보 리스크를 줄이면서 대외신인도를 제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도 "견고한 듯 하면서도 취약한 것이 군사적 의미에서의 기존 한미동맹"이라며 "FTA 체결은 전통적 의미의 한미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한편 동맹의 질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FTA가 포괄적인 안보협력의 체감지수를 끌어 올릴 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FTA 체결로 안보현안에 대한 협력 분위기는 조성할 수 있겠지만 북핵 6자회담과 한미동맹 군사구조 전환 이행, 주한미군 기지이전 등 양국 현안 논의를 좌지우지할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세종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큰 틀에서 보면 양국간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안보 문제엔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여기에다 한미 FTA 효과가 기대한 것과 정반대로 변질하고 이에 따른 반대 목소리가 점증할 경우 반미감정을 부추겨 오히려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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