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영]글로벌 포스코, 철강 ‘톱3-빅3’ 쌍끌이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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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해외 진출은 1980년대까지 원료 확보나 해외 판로 개척에 머물렀으나 9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에 직접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등 해외 진출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작년 11월 스테인리스 일관설비체제를 갖춘 ‘장가강포항불수강’의 중국 공장 내부 모습. 사진 제공 포스코
포스코의 해외 진출은 1980년대까지 원료 확보나 해외 판로 개척에 머물렀으나 9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에 직접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등 해외 진출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작년 11월 스테인리스 일관설비체제를 갖춘 ‘장가강포항불수강’의 중국 공장 내부 모습. 사진 제공 포스코
‘쇳물을 만드는 제선은 원료가 있는 광산 근처에서 제품 생산은 시장 근처에서.’

한국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의 세계화 전략의 키워드다.

국내 철강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세계 철강업계가 합종연횡을 하면서 포스코가 내세운 비전이다.

기술력과 노하우가 축적된 국내에서는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질적으로 ‘글로벌 톱3’에 들고, 해외에서는 전략 시장을 대상으로 성장 투자를 통해 양적으로 ‘글로벌 빅3’가 되겠다는 목표다.

○ 세계 철강 역사상 최초의 해외 일관제철소

포스코는 지난해 세계 철강 역사상 유례가 없는 해외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해 포스코 인디아를 설립하면서 인도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다.

포스코가 건설 예정인 인도제철소는 인도 동북부 오리사 주 내에 약 500만 평 규모로 건설되며 1단계로 슬래브 150만 t, 열연코일 250만 t 등 연간 400만 t을 생산할 계획이다.

2010년까지 용지 조성공사를 포함해 5년간 추진되는 1단계 사업은 포스코 고유의 혁신 철강제조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으로 추진된다.

1단계 완공 후 순차적으로 설비를 증설해 최종 생산규모를 1200만 t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투자비는 총 1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인도 정부로부터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6억 t의 철광석 광권을 확보한데다 인도 정부로부터 제철소 용지 전체를 ‘특별 경제구역(Special Economic Zone)’으로 승인 받았다.

경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 최장 15년간 법인세의 50∼100%와 지역 내 반입되는 원자재 및 원료에 대한 관세, 소비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또 인도 중앙정부에서 개발 행정관을 파견하여 정부와의 행정 절차가 간편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제철소 관련 인프라 건설 등 제철소 건립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동남아 진출 교두보 구축 위한 베트남 프로젝트 추진

포스코는 이와 함께 베트남 내 최대 철강수요 지역이자 경제중심지인 호찌민 시 인근 붕타우 지역에 열연과 냉연공장을 설립하는 글로벌 투자를 진행 중이다.

당초 2009년까지 짓기로 한 1단계 냉연공장 설비 규모를 70만 t에서 120만 t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투자비도 1억3000만 달러 많은 4억9100만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처럼 포스코의 1단계 냉연공장 설비 규모가 확충된 것은 빈다코(Vindaco) 등 베트남 철강사들의 투자계획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반면 철강 수요는 빠른 경제 성장과 맞물려 급격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 같은 시황 변화에 맞춰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경쟁사들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 지역에서의 시장지배력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1단계 냉연공장이 준공되고 2010년 2단계 열연공장(연생산 300만 t)까지 신설되면 중국과 인도 등 해외 생산 판매기지들과 연계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한국-중국-태국 잇는 스테인리스강 삼각벨트

니켈과 크롬 등 합금을 첨가해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강은 철강 제품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다. 일반 철강제품(탄소강)보다 가격이 약 4∼6배 비싸고 수요도 매년 10% 이상씩 급증하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해 11월 준공한 포스코의 중국법인 장가강포항불수강의 스테인리스강 일관 생산체제는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했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스테인리스강 100만 t과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되는 160만 t을 합쳐 전체 스테인리스강 조강 능력이 260만 t으로 늘어난다. 중국의 태원강철(300만 t) 독일의 TKS(282만 t)에 이어 세계 3위의 스테인리스강 메이커로 부상하는 것.

포스코는 이와 함께 작년 12월 태국 스테인리스 냉연업체인 타이녹스의 지분 15%를 인수해 스테인리스강 생산 원료인 열연제품을 공급하고 이곳에서 만든 스테인리스강 제품의 수출을 대행한다. 한국-중국-태국을 잇는 글로벌 스테인리스강 생산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한 셈이다.

○ 2009년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전용 공장 가동

이와 함께 포스코는 세계 최대 자동차 강판 시장인 북미 지역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올해 10월 착공해 2009년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멕시코 지역은 노동비가 저렴한 데다 GM,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세계 유수 자동차회사와 1000여 개의 부품회사가 밀집해 있어 세계적인 자동차 및 부품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GM, 닛산, 현대, 벤츠 등 총 220여만 대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가진 미국 동남부 지역과 인접해 있는 것도 지리적 이점이다.

포스코는 멕시코와 미 동남부 지역의 자동차용 아연도금강판 수요가 연간 160만 t 이상인 데 반해 이 지역의 공급능력은 연 30만 t에 불과해 멕시코 공장이 조기에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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