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GM 닮아간다…잦은 노사분규-고비용 저효율”

  • 입력 2007년 2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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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를 쫓아가려던 한국 현대자동차가 오히려 부진의 늪에 빠진 미국 자동차들을 닮아 가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호(26일자)에서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현대차 전주공장을 예로 들며 도요타식 신기술 개발과 경영 합리화를 추구하던 현대차가 잦은 노사분규, 고비용 저효율 문제에 시달리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와 닮은꼴이 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공격적 해외시장 개척과 품질 향상으로 2000년 이후 1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거둬들였지만 이 돈을 새로운 기술개발과 생산시스템 향상에 투자하기보다는 노조에 나눠 준 결과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분석이다.

평균 연봉이 6만 달러까지 올라간 현대차 직원들의 급여는 한국 생산직 노동자 중 최고 수준이며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노동자의 임금에 조금 못 미친다.

현대차의 ‘귀족 노조’는 1987년 설립 후 한 해만 빼놓고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경영상 주요 결정은 노조와의 합의 없이는 진행될 수 없을 정도로 노조의 권한은 막강하다. 현대차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부패 스캔들에 분노한 한국 국민이 현대차 구매 거부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이익 규모는 35% 하락했으며 이런 추락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예상치 못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차는 일본 경쟁업체는 물론 미국 회사들과도 생산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도요타에서는 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평균 22시간이 걸리고 포드에서는 26시간이 걸리는 반면 현대차에서는 30시간이 걸린다.

현대차의 고질적인 노사분규는 추락을 거듭하던 미국 자동차의 노동자들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양보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량 해고와 일자리 부족에 직면한 GM과 포드의 노동자들은 회사 측에 임금과 의료비, 연금 등에서 양보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를 분석한 뉴스위크는 “현대차가 지난해부터 7만5000명이 일자리를 잃은 디트로이트에서 중대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디트로이트처럼 해고통지서가 전주공장에 날아들 날이 머지 않았다”고 충고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英더타임스 “현대차, 크라이슬러 인수 유력후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미국 3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 인수의 유력 후보자로 떠올랐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크라이슬러의 매각자문사인 JP모건 관계자의 말을 빌려 “현대차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크라이슬러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크라이슬러의 미국 내 판매망이 그 이유”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현대차가 일본 미쓰비시, 크라이슬러와 함께 엔진 개발을 위해 공동 협력하고 있는 점도 이번 인수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더 타임스는 크라이슬러가 시가로 약 70억 파운드(약 12조6000억 원)라면서, 그러나 여기에 막대한 연금 및 의료보험 부담이 있어 매각이 이뤄지면 실제 비용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회사인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최근 경영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크라이슬러 매각을 위해 최근 GM 등과 활발한 접촉을 벌여 왔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크라이슬러 인수설은 사실무근이고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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