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전쟁 ‘자연’의 승리

  • 입력 2007년 2월 1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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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서울 중구 명동에 첫 매장을 연 저가(低價)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

‘내추럴 스토리’라는 슬로건을 앞세우고 등장한 더페이스샵은 2005년 저가 화장품 시장을 독주하던 미샤를 제치고 저가 화장품 브랜드 1위, 전체 화장품 업계 3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창사 3년 만인 지난해 영업이익 3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더페이스샵의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31% 이상 늘어난 315억 원, 매출은 전년 대비 17% 이상 증가한 18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형 화장품 회사까지 뛰어들며 전쟁터로 변해버린 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극심한 경쟁을 뚫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 저가 화장품의 선두주자였던 미샤가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매장을 축소하고 다른 후발주자들이 더딘 성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증권 조윤정 애널리스트는 “미샤가 저가라는 가격을 내세운 반면 더페이스샵은 가격 대신 참살이 트렌드에 맞춰 자연주의라는 이미지를 앞세웠기 때문에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연주의 콘셉트로 제품 용기나 매장, 광고를 만들고 천연 원료를 이용한 제품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어 준 것이 효과를 봤다.

또 10, 20대 소비자에 타깃을 맞춘 다른 저가 화장품 브랜드와 달리 30, 40대 고객층을 겨냥해 가격을 약간 올린 중저가 화장품을 선보이며 고객층을 넓혔다.

이를 위해 유통망을 새롭게 개발했다.

저가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백화점과 할인점, 지하철역은 물론 면세점 내에 매장을 열었다. 현재 더페이스샵의 지하철역 내 매장은 36개 곳,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문을 연 매장은 200여 개. 2위 업체의 3배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이미지를 앞세운 화장품 브랜드가 어둡고 우중충한 지하철역 내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초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매출 상위 10개 매장 가운데 절반이 지하철역 내 매장이다.

송기룡 더페이스샵 대표는 “길거리 로드숍과 달리 백화점이나 할인점, 지하철역 매장은 노출 효과가 훨씬 높고 소비자 접근도 쉽다”며 “이를 통해 중장년층은 물론 남성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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