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굿샷 경영]허재호 대주그룹 회장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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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그룹 허재호(65) 회장은 업계에서 ‘투자의 귀재’로 통한다. 1981년 대주건설을 세운 지 26년 만에 건설 금융 조선 언론 레저 분야에서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회사를 키웠다. 그의 투자 철학은 골프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골프나 기업경영 모두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것. 철저하게 준비하고 때를 기다리는 게 그의 성공 철학이다.

○“러프에 빠져도 ‘파’를 할 수 있는 게 골프”

1970년대 30대 초반의 나이에 골프에 입문한 허 회장은 젊은 시절 평균 280야드의 드라이버 거리 덕분에 ‘호쾌한 장타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힘 있게 드라이버를 휘두르다 보면 공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에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러프에서도 무리하게 홀을 직접 공략하다가 실수가 반복돼 트리플 보기 이하의 나쁜 스코어를 내는 일도 잦았다.

“어느 날 문득 러프에 빠졌을 때는 무조건 홀을 노릴 것이 아니라 그린에 못 미쳐도 페어웨이로 보내는 것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쳤습니다. 그랬더니 스코어가 훨씬 좋아지더군요.”

허 회장은 골프나 사업이나 위기에 부닥쳤을 때 무리하게 서두르지 말고 순리를 따르다 보면 해결책이 나오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골프 최고 기록(최저타)은 10년 전에 세운 81타. 이글은 2번 했지만 아직까지 홀인원은 없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골프를 치거나 바다낚시를 즐긴다. 기다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그는 1990년대 초 조선업에 진출하려다 규제에 묶여 포기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결국 2004년 신영조선(현 대한조선) 인수에 성공했다.

○하늘이 내린 보약이 골프

“골프 코스를 다 돌면 7km 정도 됩니다. 하루에 약 20리 길을 걷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보약이 따로 없습니다.”

그는 골프 예찬론자다. 나이와 체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골프만 한 게 없다는 것. 일주일에 1, 2번 필드에 나간다. 웬만해서는 카트도 타지 않고 필드를 걷는다.

그는 내기 골프나 접대를 위한 골프는 사양한다. ‘건강’을 위해 골프를 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그도 승부욕을 발휘할 때가 있다. 자신보다 성공했거나 돈이 많은 사람과 골프를 칠 때는 자신도 모르게 이기고 싶은 욕망이 강해진다는 것.

○골프에서 배운 삶의 철학

그는 욕심내지 않고 물 흐르듯이 치는 골프를 좋아한다. 필드에서는 말수도 적다. 한곳에 집중하면 끝을 보는 성격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급한 성격이 고스란히 골프에 나타났다. 그의 빠른 걸음 때문에 함께 골프를 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따라가기 힘들다”는 불평이 적지 않았다.

그는 “요즘에는 골프를 치면서 급한 성격을 다스리고 있다”며 “남의 순서에 끼어들거나 앞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앞지르면 안 되는 게 골프”라고 말했다.

그의 투자 철학도 골프와 닮아 있다. 무리하지 않고 철저한 계산과 순리(順理)에 따라 움직인다. 대주그룹은 2000년 두림제지, 2001년 대한화재, 2004년 신영조선, 2006년 케이블TV 채널인 리빙TV를 사들였다.

‘4, 5년 후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는 허 회장은 “공장을 지어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이익을 사회에 돌려주는 게 기업이 따라야 할 자연의 이치”라고 말했다.

○허재호 회장과 골프

峨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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