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올해는 일본?

  • 입력 2007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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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명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린 H운용사의 K(47) 씨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해외펀드에 투자했다. 이제껏 모든 금융자산을 국내 주식형 펀드에 묻어뒀지만 분산투자를 한다며 10%를 해외로 돌린 것이다.

K 씨가 선택한 지역은 일본. 그는 “견고한 수출과 설비투자에 비춰볼 때 현재 일본의 주가가 저평가된 것 같다”며 “엔화도 머지않아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3개월마다 환 위험회피(헤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연간 8조8171억 원이나 늘었다. 2005년 증가액은 2조475억 원이었다.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주가가 급등해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가 부담스럽다. 어느 지역,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삼성투신 한국투신 대한투신 미래에셋자산 우리CS자산 등 국내 5대 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에게 물었다.

○ “올해 해외 유망 투자 지역은 일본”

지난해는 단연 ‘친디아(중국과 인도)’가 돋보였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연초 대비 130%, 인도 선섹스 지수도 47% 오르면서 이 지역에 눈을 돌린 많은 투자자가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어떨까. 전문가 3명은 일본을, 나머지 2명은 각각 중국과 러시아를 꼽았다. 일본은 2005년 우수한 수익률로 각광받다 지난해엔 최악으로 전락한 지역. 닛케이225평균주가가 약 6% 오르는 데 그친 데다 엔화마저 약세를 보인 탓이다.

한투 김재동 본부장은 “일본의 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한국과 함께 가장 부진한 편이어서 현재 주가가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며 “엔화 약세도 더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의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주식운용본부장은 “인도와 중국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주가가 급등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 강두호 리서치본부장은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까지 수출, 내수 모두 급성장할 것”이라며 “지난해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부진했던 홍콩과 싱가포르도 올해 경제지표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주가가 가장 덜 오른 시장이었고,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 등을 들어 전문가 4명이 일본과 더불어 ‘유망 시장’으로 꼽았다.

○ 어떤 자산과 테마가 유리할까

펀드의 자산으로는 원자재나 채권보다는 주식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한투 김재동 본부장은 “세계 경기의 둔화로 수요가 감소한 원유 구리 등 원자재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자재 생산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도 수익률이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투 이춘수 본부장은 “과도한 유동성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는 적절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3명의 전문가가 국내 주식시장의 유망 테마로 정부 지분 매각이 예정된 기업 등 인수합병(M&A)을 꼽았다. 미래에셋 강두호 본부장은 “올해 증시도 M&A가 지속적인 테마가 될 것”이라며 “M&A를 통해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투신과 한투는 특정 테마보다는 연기금 투신 등이 증시를 주도하는 ‘기관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이 개선되는 우량주가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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