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전망 ‘2007 국내 경제’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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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가계와 금융 부문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대통령선거 정국을 맞아 사회 갈등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지만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하락(원화 가치 상승)에 힘입은 것이어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소득은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2007년 국내 경제 10대 트렌드’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을 결정짓게 될 10가지 특징을 선정해 발표했다.》

○ ‘환율 영향’ 1인당 소득 2만 달러 시대

이 연구소는 올해 국내 10대 트렌드 가운데 긍정적 요인으로 ‘1인당 소득 2만 달러 시대 개막’과 ‘기술경쟁력 세계 7위 진입’ 등 두 가지를 꼽았다.

1인당 국민소득은 1995년 1만 달러를 달성한 후 12년 만에 2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는 상당 부분 원화 환율 하락 효과에 따른 것으로 2000년 이후 소득증가분의 36%가 환율 하락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또 연구소는 “2005년 기준 세계 8위였던 기술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어 한국은 올해 안에 세계 7위의 기술 강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한국은 기초기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고 혁신 역량이 일부 대학이나 대기업에 편중된 데다 연구개발 성과의 활용이 미흡하다는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면서 “정부는 공공 부문의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적 기술기업군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경기 부진과 일자리 부족 등 부정적 영향

한국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부정적 요인으로는 △경기 부진 속 저(低)투자-저고용 지속 △제조업 구조조정 가속 △기업에 대한 사회정치적 압력 가중 △사회 전반의 안전 희구 성향 강화 등이 제시됐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소비와 수출이 부진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높은 패턴을 보이면서 작년(5.0% 수준)보다 낮은 4.3%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저성장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투자 증가세도 둔화될 것이라는 것.

제조기업들은 원화 강세와 내수 부진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해 수출채산성이 악화되고 생산 설비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 가계부채, 대선, 북핵 등 리스크 요인 상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으로는 △과잉 유동성 축소와 가계부채 문제의 표면화 △산별노조 확산에 따른 기업의 교섭 부담 증가 △대선과 사회갈등 표출 △북핵 문제로 인한 한반도 위기 점증 등이 꼽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지급준비율 인상과 외화 차입 억제, 주택담보대출 억제, 총액한도대출 축소 등 유동성 조절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과잉유동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중의 유동성 축소로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될 경우 가계 부실 및 금융 부실과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올해 17대 대선을 앞두고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과 정치적 대립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정책 리더십에 균열이 생겨 사회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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