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생활가전 ‘15년 로드맵’ 그린다

  • 입력 2006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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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자사(自社) 생활가전 부문을 살리기 위해 ‘칼’을 뽑아 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일 “맥킨지컨설팅과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산하 미래전략그룹이 공동으로 8월부터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에 대한 컨설팅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달 중 최종 보고서가 삼성전자 경영진에 보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컨설팅 작업은 최도석 삼성전자 경영지원 총괄사장이 8월 초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 차원에서 전폭적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언한 직후부터 시작된 것이다.》

○“LG전자 철저히 벤치마킹”

반도체, 휴대전화,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실적이 화려한 삼성전자에서 생활가전 부문은 ‘미운 오리새끼’로 통하고 있다.

이 회사의 생활가전 부문은 지난해 3분기(7∼9월)에 ―5%의 영업이익률을 낸 뒤 올해 3분기(―2%)까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국내 경쟁회사인 LG전자의 생활가전 부문이 같은 기간 4.1∼10.1%의 영업이익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그룹이 매년 두 번 생산성격려금(PI)을 지급하기 위해 매기는 각 계열사 평가에서 이 회사의 생활가전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가장 낮은 등급인 ‘C’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국내 드럼세탁기와 에어컨 시장에서 LG전자에 뒤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가 8월 디자이너 앙드레 김에게 의뢰해 선보인 아트 냉장고 역시 LG전자의 ‘아트 디오스’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5년 이내에 LG전자를 따라 잡는다는 목표로 이번 작업에서 LG전자를 철저히 벤치마킹했다”고 말했다.

○“시스템 에어컨 시장을 잡아야 산다”

이번 컨설팅 작업은 앞으로 15년 동안의 삼성전자 생활가전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다.

최종 보고서에는 소비자가 음성을 통해 작동을 제어할 수 있거나, 체형에 따라 탄력적으로 모양이 변형되는 미래지향적 생활가전이 대거 포함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맥킨지컨설팅까지 참여한 이번 작업의 의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2003년 생활가전 부문이 부실한 실적을 내자 이듬해인 2004년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생활가전 총괄사장을 겸임한 데 이은 두 번째 특단의 조치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컨설팅 작업에서 시스템 에어컨이 삼성전자의 미래전략 사업으로 지목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시스템 에어컨은 한 대의 실외기에 여러 대의 실내기를 연결한 제품으로 건물 설계 때부터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를 통한 대규모 수주를 가능케 한다. 미국 캐리어와 일본 다이킨 등이 주도하는 이 시장의 올해 세계 규모는 233억 달러에 이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컨설팅을 통해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연구개발(R&D), 제품력, 해외 현지화 마케팅 등을 집중 보강키로 했다”면서 “노령화 도시화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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