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위원장이 밝힌 '한미 FTA 오해와 진실'

  • 입력 2006년 10월 25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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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존도가 70%로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인 우리에게 FTA의 외면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손실과 고립을 의미합니다"

한덕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초청 조찬 강연에서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우리가 한 수 배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미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시장의 안정적 확보와 생산, 고용, 교역, 투자의 증대 등 큰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한미 FTA는 글로벌 스탠더드의 정착과 서비스 부문의 획기적 개선등에 따른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의 선진화로 이어지고 상품가격의 저렴화와 선택의폭 확대로 인한 삶의 질 향상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 같은 한미 FTA의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 위원장이 밝힌 한미 FTA 관련 오해와 진실.

▶미국과의 FTA는 깨는게 대세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벌이는 FTA가 지연되는사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가별 사정에 따른 것이지 '깨는 것이 대세'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의 경우 참가국이 43개나 돼 진행이 늦어지고 있으며 스위스와 UAE, 카타르 등의 경우도 실무적인 문제로 미국과의 FTA 협상이 답보 상태이기는 하나 FTA의 필요성에는 당사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

▶외환위기의 100배에 이르는 충격으로 경제체제가 마비될 것이다= 외환위기 시는 개방을 준비할 여유도,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만 한미 FTA는 5년, 10년, 15년의 이행기간을 두고 단계적, 점진적으로 개방하게 된다. 미국과의 FTA 체결 후 국가신용등급이 오른 칠레의 경우처럼 한미 FTA는 오히려 국가신용의 상승 계기가 될 수 있다.

▶유전자조작식품(GMO), 광우병 쇠고기가 범람할 것이다= GMO는 한미 FTA 논의대상도 아니며 따라서 FTA가 체결되더라도 식약청의 엄격한 안전성 검사를 거쳐 수입된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후 수입이 금지됐던 미국산 쇠고기는 FTA와 관계없이 국제수역기구(OIE)의 규정에 따라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살코기'에 한해 수입이 재개된 것이며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서비스 업종은 체질개선 이전에 망한다= 서비스 분야의 상당부분이 이미 개방돼 추가피해는 적을 것이며 금융.보험.컨설팅 등에서는 선진기업 전수에 따른 경갱력 강화가 기대된다.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우 모기업에서 파견된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0.5%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한미 FTA는 서비스 분야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제2의 론스타 게이트가 속출할 것이다= 론스타 문제는 예기치 못한 경제적 충격의 잔영으로 볼 수 있으나 FTA는 '준비된 개방'이라는 점에서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교육의 공공성이 침해될 것이다= 미국이 대학의 영리법인화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공교육은 FTA 협상대상이 아니다. 미국 대입수능시험(SAT) 등 온라인 교육시장은 이미 상당부문 개방돼 있다.

▶의료비 및 약값이 급등할 것이다= 건강보험과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로 국민건강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약제비 적정화'를 통해 약가 급등을 방지할 수 있다.

▶공공서비스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공공서비스는 한미 FTA와 무관한 국내정책 운용의 문제이며 미국도 공기업의 공공성은 인정하고 있다. 멕시코의 공공요금이 급등한 것은 NAFTA 때문이 아니라 국내정책의 실패 때문이다.

▶영세 중소기업의 몰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제조업, 특히 섬유.부품 등 중소기업형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미국보다 강하다. 영세 자영업의 추가 개방은 없다.

▶실업대란이 온다= 강한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에서는 FTA 이후 일자리가 늘어나고 서비스업에서도 투자증대로 고용이 창출될 것이며 농업부문은 고령화 등으로 인해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별도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한미 FTA 체결시 50만개 정도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간 관세율 차이로 수출증대 효과는 크지 않다= 세계 각국 제품이 몰려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서는 가격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며 통상마찰 감소에 따라 안정적 교역을 기대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한미 FTA가 가져올 수출증대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수입비용의 절감과 외국인 투자증대로 인한 품질 가격경쟁력 강화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제3국에 대한 수출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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